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882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떤 개인(?) 날

'어떤 개인 날'. 우리에게 참으로 낯익은 글귀다. 어둠의 터널을 뚫고 한 줄기 빛이 비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 글귀는 우리네 삶의 깊은 곳을 건드린다. 그렇기에 동서를 불문하고 많은 예술가의 사랑을 받았나 보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중 '어떤 개인 날', 황동규 시집 『어떤 개인 날』, 노향림의 시 '어떤 개인 날' 등 이 글귀를 사용한 예술작품들이 많다는 사실은 이를 잘 말해 준다.

이 좋은 말 속에도 옥에 티가 있다. 표기법상 '개인'은 '갠'의 잘못이다. 기본형이 '개이다'가 아니라 '개다'이므로 '개니/개어/갠' 등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갠 날'이 바른 표기다. 이렇듯 기본형에 '-이-'가 들어가 잘못 활용되고 있는 말들이 꽤 눈에 띈다.

설레이는 마음(×)→설레는 마음(○), 목이 메이다 →목이 메다, 헤매이는 발길 →헤매는 발길, 몇 번이고 되뇌였다 →되뇌었다, 살을 에이는 추위 →살을 에는 추위.

'어떤 개인 날'을 '어떤 갠 날'로 고쳐 놓으면 왠지 감칠맛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시적 언어로 쓰인 방언인 '(봄)내음''나래'를 표준말 '(봄)냄새''날개'로 바꿔 놓았을 때 느끼는 기분처럼. 그러나 '어떤 개인 날'이 시적 언어로는 널리 사랑받고 있지만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라는 점은 꼭 알아두자.

한규희 기자 khhan@joongang.co.kr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16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5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519
3084 개보름 바람의종 2007.12.29 7230
3083 개불알꽃 바람의종 2008.01.30 9180
3082 개쓰레기 바람의종 2012.10.05 12237
3081 개안 바람의종 2007.05.30 7449
3080 개양귀비 바람의종 2008.01.25 7326
3079 개양귀비 風文 2023.04.25 1381
3078 개연성/우연성/필연성 바람의종 2012.05.10 10566
» 개인 날 / 갠날, (-이-)의 표기오류 바람의종 2008.06.14 6882
3076 개차반 風磬 2006.09.14 16012
3075 개차산과 죽산 바람의종 2008.01.27 8912
3074 개털 바람의종 2008.02.22 6718
3073 개헌을 한다면 風文 2021.10.31 1085
3072 객관적 바람의종 2010.06.19 8046
3071 갯벌, 개펄 바람의종 2008.10.17 8318
3070 갯벌과 개펄 바람의종 2010.02.15 9576
3069 갸냘픈 바람의종 2012.08.01 8198
3068 거꾸로 / 반대로 바람의종 2011.11.17 11761
3067 거꾸로 가는 지자체 바람의종 2011.12.28 9443
3066 거꿀반명제 바람의종 2008.04.04 6132
3065 거덜이 나다 바람의종 2007.12.26 9599
3064 거래선, 거래처 바람의종 2009.09.24 10673
3063 거렁뱅이 바람의종 2010.08.25 1114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