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4.25 16:34

효능, 효과

조회 수 10604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효능, 효과

올해 설날을 전후해 국내 유명 제약회사의 약품 광고가 여러 신문의 1면에 크게 실렸다. 광고에는 해당 약품의 ‘효능·효과’로 다음의 네 가지를 들었다.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 “임신·수유기 및 병중 병후의 체력저하”, “육체피로, 잇몸출혈, 비출혈, 혈뇨 등의 모세혈관 출혈”, “햇빛·피부병 등에 의한 색소침착(기미·주근깨)”

약품의 ‘효능·효과’ 가운데 첫째로 든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나머지는 이상하다. 거꾸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신·수유기 및 병중 병후의 체력저하”가 약의 효능 또한 효과라니 말이 안 된다. 보는 사람이 알아서 이해하기는 하겠지만, 표현 그대로 해석하면 “이 약을 먹으면 임신·수유기나 병중 병후의 사람의 체력이 저하된다”는 뜻이 된다. 나머지도 마찬가지로 “모세혈관의 출혈이 일어난다”, “색소가 침착된다”로 해석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효능·효과’라고 해놓고 ‘적응증’을 나열해 놓았기 때문이다. ‘효능’은 효험을 내는 성능을, ‘효과’는 보람 있는 결과를 말한다. 약을 먹고 얻을 수 있는 효험 또는 좋은 결과가 ‘효능·효과’인데, 이 약이 적용되는 질환이나 증세, 즉 적응증을 들고 있기 때문에 거꾸로 되었다. 세 가지 ‘효능·효과’ 뒤에는 ‘예방과 치료’를 붙여야 한다. 아니면 ‘효능·효과’를 ‘적응증’으로 바꾸고 첫째로 든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에서 ‘예방과 치료’를 빼고 ‘괴혈병’으로만 하면 반듯하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61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11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042
3414 훕시 바람의종 2009.07.12 8862
3413 '-로서'와 '-로써' 바람의종 2008.07.05 11237
3412 '-시키다’ 風文 2023.12.22 1069
3411 '-적' 없애야 말 된다 (14) 종합적 바람의종 2008.03.08 12352
3410 '-화하다' / '-화시키다' 바람의종 2009.08.29 17886
3409 '~어하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4.18 13427
3408 '~적' 줄여 쓰기 바람의종 2009.05.12 11738
3407 'ㅣ'모음 역행동화 바람의종 2008.11.14 6924
3406 '간(間)'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7.27 11962
3405 '같이'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23 12519
3404 '구정'은 일본식 표기 바람의종 2012.09.13 11673
3403 '김'의 예언 風文 2023.04.13 1094
3402 '꼴'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2.09.19 15517
3401 '꾀임'에 당하다 바람의종 2011.11.28 8777
3400 '난'과 '란' 바람의종 2008.06.17 8504
3399 '날으는' 과 '나는' 바람의종 2008.06.09 8148
3398 '넓다'와 '밟다' 風文 2023.12.06 1278
3397 '대'와 '선' 바람의종 2010.01.19 6461
3396 '데'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26 11570
3395 '돋구다'와 '돋우다' 바람의종 2008.06.12 9639
3394 '마징가 Z'와 'DMZ' 風文 2023.11.25 1252
3393 '막'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22 1165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