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2.21 10:10

‘첫날밤이요’

조회 수 9630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첫날밤이요’

현대 서울말에는 보조사 ‘요’가 매우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뭐해요?”라고 묻고 “신문 봐요.”라고 답한다. “뭐합니까?”라고 묻고 “신문 봅니다.”라고 답하는 예는 거의 들을 수가 없다. ‘요’는 존대를 나타내는 말이기는 하지만, 격식체는 아니다. 그러나 이 말이 격식체를 거의 몰아내 버린 상황이다.

‘요’는 평서문, 의문문, 감탄문, 명령문, 청유문을 가리지 않고 쓰인다. ‘요’로 종결된 문장은 뒤에 따라오는 문장부호에 따라 문장 종류가 가려질 정도다. ‘달이 밝아요?’ 하면 의문문, ‘달이 밝아요!’ 하면 감탄문이 된다. 서술어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고 여러 문장 성분에 다양하게 쓰인다. ‘제가요’ 하면 주어에, ‘밥을요’ 하면 목적어에, ‘빨리요’ 하면 부사어에 쓰인 것이다.

“첫날밤이요? 그냥 잤어요.” 지난 대선 때 대선후보 부인들을 인터뷰한 신문기사에서 따온 구절이다. 신혼 첫날밤을 어떻게 보냈느냐는 짓궂은 질문에 대한 답인데, ‘첫날밤이요’라고 해서 ‘이요’를 썼다. ‘첫날밤’의 마지막 글자에 받침이 있으므로 매개모음 격으로 ‘이’를 첨가한 것 같은데, ‘요’는 항상 ‘요’로 쓰일 뿐, ‘이요’라는 변이형태를 만들지 않는다.

그런데 신문, 방송 자막 할 것 없이 받침 밑에서는 ‘이요’를 마구 쓰고 있다. 큼지막하게 제목으로 달아놓은 것도 쉬 볼 수 있다. 더 이상 퍼뜨리지 않아야 할 말이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4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90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910
3238 고뿔 風磬 2006.09.16 15426
3237 시치미를 떼다 1 바람의종 2010.11.16 15402
3236 그리고는, 그러고는 / 그리고 나서, 그러고 나서 바람의종 2010.07.05 15379
3235 움추리다 / 움츠리다, 오무리다 / 오므리다, 수구리다 / 수그리다 바람의종 2010.01.23 15376
3234 조리다, 졸이다 바람의종 2012.11.06 15338
3233 덤탱이, 덤테기, 담타기, 덤터기 바람의종 2010.09.03 15334
3232 초생달, 초승달 바람의종 2010.05.12 15333
3231 아파, 아퍼 바람의종 2010.08.19 15308
3230 여부, 유무 바람의종 2009.05.29 15247
3229 홀씨 바람의종 2010.03.09 15246
3228 일절과 일체 바람의종 2012.11.21 15235
3227 暴 (포와 폭) 바람의종 2011.11.10 15216
3226 엔간하다. 웬만하다. 어지간하다. 어연간하다 바람의종 2010.08.17 15177
3225 횡설수설 1 바람의종 2010.11.11 15159
3224 금시에, 금세, 금새, 그새 바람의종 2010.03.13 15150
3223 거치다와 걸치다 바람의종 2010.03.23 15111
3222 휴거 바람의종 2007.10.10 15078
3221 더위가 사그러들다 바람의종 2010.07.10 15075
3220 세노야 바람의종 2012.11.01 15067
3219 감안하다 바람의종 2007.10.12 15052
3218 구년묵이(구닥다리) 風磬 2006.10.10 15020
3217 '전(全), 총(總)'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27 149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