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16 07:50

진정서

조회 수 6315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진정서

언어예절

기록을 남긴다는 점에서 문서, 곧 적발을 중히 여기는데, 기록 역시 생각과 말의 갈무리다. 관청에서는 일이 주로 적발로 오간다. 그림·글·말·사진들도 디지털로 갈무리하는 데 이르렀지만 그 방식이 얼마나 안전하고 오래갈지는 모른다.

살다 보면 부탁할 일이 잦아진다. 부탁이나 당부로 안 되면 통사정을 한다. 관청을 상대할 때, 시비를 법으로 다투는 방식이 있고, 청원·탄원·진정·질의·건의·제안 … 들도 한다.

‘진정’은 같은 소리 다른 말이 열댓 가지가 넘는데, 실제 쓰이는 말은 서넛에 지나지 않는다. 흔히 ‘진정이 들어오다, 진정을 하다, 진정이 몇 건이다, 진정서를 내다’처럼 쓰는데, 이때는 진정(陳情)을 쓴다. ‘사정이 사촌보다 낫다’는 말처럼 개인이든 관청이든 사정도 잘만 하면 어느 정도 먹히는 까닭에 나온 말이다. 전문가를 거치지 않고 돈과 품을 덜 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이 ‘진정’이다. 억울하고 답답할 때 관청에 적발로 하소연하는 것으로, 꽤 유용한 방식이다.

다만 염치·분수·의리·정분에 얽매여 참고 지내는 걸 미덕인 양 잘 활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저 ‘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 등 기본 얼개를 갖춰 사실을 더덜없이 엮으면 된다. 기사문체와 다를 게 없지만, 사정이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점이 좀 특이하달까.

남에게 억울한 짓을 하지 말아야겠지만 그런 일을 당했을 때 참기만 해서는 사회가 맑아지지 않는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98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60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578
2974 고소마리 바람의종 2009.03.23 5188
2973 고수레 風磬 2006.09.18 20661
2972 고슬고슬, 가슬가슬 / 찰지다, 차지다 바람의종 2010.06.08 11062
2971 고양이 바람의종 2008.01.12 7933
2970 고양이 바람의종 2008.10.11 6556
2969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風文 2022.08.18 1186
2968 고육지책, 궁여지책 바람의종 2012.09.28 11711
2967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바람의종 2007.07.24 22583
2966 고주망태 바람의종 2010.03.30 13124
2965 고주망태 風磬 2006.09.21 14369
2964 곤색 바람의종 2008.02.02 9648
2963 곤욕과 곤혹 바람의종 2010.04.30 9388
2962 곤조 바람의종 2008.02.02 8878
2961 곤죽 바람의종 2010.04.17 15525
2960 곤죽 風磬 2006.09.29 12391
2959 곤혹과 곤욕 바람의종 2008.04.17 5787
2958 곤혹스런 바람의종 2008.07.28 5232
2957 곧은밸 바람의종 2008.04.13 6671
2956 골덴 바람의종 2010.04.06 11791
2955 바람의종 2008.07.28 6335
2954 곰비임비 바람의종 2009.11.29 8409
2953 공공 재산, 전화 風文 2021.10.08 8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