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24 15:51

사룀

조회 수 7284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룀

언어예절

웃사람, 손아픈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아뢴다거나 사뢴다고 한다. 말글은 사람끼리 뜻을 주고받는 연장이지만 하늘이나 혼령에게 뜻을 전할 때도 쓴다. 토지신·산신령·삼시랑에게 쓰는 말이 달리 없다. 흔한 축문이나 제문, 손비비며 하는 말도 그렇다.

신라적 ‘사뇌가’(詞腦歌)를 학자 김인환은 ‘사뢰는 노래’라 푼 바 있고, 화백(和白)도 사람들이 모여 ‘사뢰는 모임’이라고 했는데, 슬기로운 견해라 하겠다. 사뢰는 방식은 말뿐만이 아니라 노래·춤·풍류일 수도 있다.

사람끼리도 서로 존중하고 제대로 알린다면 여러 문제가 풀린다. 사과와 용서, 꾸짖음, 달램, 폭로 … 들도 사뢰는 방식의 하나다. 법률과 문학·음악·제도들이 결국은 이 사룀의 갈래들이다. 비손도, 선전·선동도, 선거도 사룀에서 비롯한다.

전달 방식도 무척 발달되었다. 붓 아닌 전자말이 큰 변화다. 신문·방송 등 언론이 대표 매체다. 공공기관·기업에서도 다양한 연장으로 손님들에게 사뢴다. 인터넷 매체도 버금가는 연장들이다. 그만큼 낱사람의 의견 발표·발언이 잦아지고 전달이 쉬워졌다. 저마다 사랑방·카페를 내거나 집을 지어 그림을 그리고 말글을 써댄다. 그렇다고 소통이 고급해지고 온전해졌는지는 의문이다.

말글보다 직접 실천하는 삶이 진정한 사룀의 방식일 수도 있다. 입이 온갖 허물이나 화근의 바탕이라는 말이 있다. 함부로 말하고 쓰기를 삼가라는 얘긴데, 이로써 반드시 말을 많이 한다거나 글을 자주 쓴다고 소통이 잘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03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64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595
3018 아수라장 바람의종 2007.12.15 7428
3017 야단법석 바람의종 2007.12.15 6525
3016 옮김과 뒤침 바람의종 2007.12.15 8134
3015 다슬기 바람의종 2007.12.15 8801
3014 오합지졸 바람의종 2007.12.16 10603
3013 언어도단 바람의종 2007.12.16 10331
3012 새말의 정착 바람의종 2007.12.16 7500
3011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바람의종 2007.12.16 7059
3010 이판사판 바람의종 2007.12.17 8510
3009 일사불란 바람의종 2007.12.17 8066
3008 궁시렁궁시렁 바람의종 2007.12.17 7029
3007 가시버시 바람의종 2007.12.17 7570
3006 자화자찬 바람의종 2007.12.18 8611
3005 전광석화 바람의종 2007.12.18 6489
3004 고구마 바람의종 2007.12.18 8855
3003 도우미 바람의종 2007.12.18 8213
3002 제왕절개 바람의종 2007.12.20 11470
3001 정정당당 바람의종 2007.12.20 8711
3000 만주말 지킴이 스쥔광 바람의종 2007.12.20 7483
2999 개구지다 바람의종 2007.12.20 8623
2998 조강지처 바람의종 2007.12.21 10433
2997 조족지혈 바람의종 2007.12.21 1256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