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24 15:49

모량리와 모량부리

조회 수 6693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모량리와 모량부리

땅이름

경북 건천읍 모량리는 ‘양곡·역촌·모양’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역’이 붙은 것은 중앙선 기차역이 생긴 이후의 일이므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름은 ‘모량’ 자체다. 토박이 사람들은 모량에도 안 모량과 밖 모량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모량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삼국사기> 땅이름에서 ‘모량’이 나타나는 곳은 무진주다. 이곳의 옛 이름은 ‘모량부리’였는데, ‘부리’는 마을을 나타내는 땅이름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자 표기에서 ‘량’(良)은 처소나 방위를 나타낼 때 쓰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향가에 나타나는 ‘차량’(此良)은 ‘이에’, ‘수량’(手良)은 ‘손에’로 풀이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모량’도 ‘모’에 해당하는 이름말과 처소나 방위를 나타내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런 이치를 참고할 때 ‘모량’은 ‘산’을 뜻하는 ‘뫼’에 처소를 나타내는 ‘에’로 분석할 수 있다. ‘모량리’가 산을 배경으로 형성된 마을이듯이, ‘모량부리’도 무등산을 끼고 형성된 마을이라는 뜻을 갖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임진 옛 이름의 ‘모화’(毛火)나 동래의 ‘모등변’(毛等邊)도 ‘묏벌’이나 ‘묏가’를 뜻하는 말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까닭은 이들 땅이름이 산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 일이 두루 그러하듯, 소리와 뜻이 바뀌면서 먼 후일에는 무엇을 나타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은 땅이름이라고 하여 다를 바가 없다.

허재영/단국대 인재개발원 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06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63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617
440 쥐오줌풀 바람의종 2008.07.28 8342
439 딜위·그믐딘이 바람의종 2008.07.26 6995
438 닭알 바람의종 2008.07.26 7225
437 사룀 바람의종 2008.07.24 7227
» 모량리와 모량부리 바람의종 2008.07.24 6693
435 개망초 바람의종 2008.07.21 5149
434 흘리대·흘리덕이 바람의종 2008.07.21 9134
433 궂긴인사 바람의종 2008.07.19 7387
432 잔돌배기 바람의종 2008.07.19 6816
431 금낭화 바람의종 2008.07.18 6237
430 늦잔이·잠이 바람의종 2008.07.18 4988
429 녹는줄 바람의종 2008.07.18 6135
428 시거리와 시내 바람의종 2008.07.17 6214
427 개구리밥 바람의종 2008.07.17 6008
426 조이·조시 바람의종 2008.07.17 6460
425 고개인사 바람의종 2008.07.16 7555
424 도미진 이야기 바람의종 2008.07.16 7065
423 분홍바늘꽃 바람의종 2008.07.12 6276
422 어린노미·넙덕이 바람의종 2008.07.12 6511
421 생잡이·생둥이 바람의종 2008.07.12 7905
420 걱정과 유감 바람의종 2008.07.10 6303
419 둔지말 당두둑 바람의종 2008.07.10 728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