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풀꽃이름
생김새에 견줘 억울할 이름들이 있는데, 개망초가 그렇다. 어감으로는 아주 몹쓸 풀로 느껴지는데, 밭에 퍼지기 시작하면 농사를 다 망쳐서 ‘개망초’(皆亡草)라고 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나물·물감·약 따위로 쓰임새도 많은 풀이다.
‘개망초’는 산비탈·모래자갈·풀밭 등 자신을 귀히 여기지 않고 아무 데나 피어서 우리말 앞가지 ‘개-’를 붙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망국초·왜풀’이라는 별명은 개망초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데, 일제시대 철도공사 침목에 묻어 들어와 갑자기 퍼지면서 을사늑약이 맺어지고 나라가 망했다고 연관지어 붙인 듯하다.
그러나 그런 배경을 뒤로 하면 ‘길섶/ 가난한 잡초들 속에/ 개 같은 인생으로 서서/ 찬 이슬, 강아지 똥에도/ 행복한 목숨’(이상훈·개망초)이라는 시에 공감할 만큼 그냥 착한 들꽃이다. ‘개-’가 붙은 많은 이름들이 억울해할 것이다. 자신은 그대로인데, 사람들 중심으로 나쁘다고 규정하니 말이다. 따지고 본다면, 동식물 처지에서 사람은 얼마나 ‘개-’한 존재들인가. 활짝 핀 꽃모양이 달걀프라이 같아서 ‘달걀꽃·계란풀’이라고도 불렀다. 북녘말로는 ‘돌잔꽃’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9771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6354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1332 |
440 | 쥐오줌풀 | 바람의종 | 2008.07.28 | 8341 |
439 | 딜위·그믐딘이 | 바람의종 | 2008.07.26 | 6995 |
438 | 닭알 | 바람의종 | 2008.07.26 | 7225 |
437 | 사룀 | 바람의종 | 2008.07.24 | 7227 |
436 | 모량리와 모량부리 | 바람의종 | 2008.07.24 | 6688 |
» | 개망초 | 바람의종 | 2008.07.21 | 5145 |
434 | 흘리대·흘리덕이 | 바람의종 | 2008.07.21 | 9130 |
433 | 궂긴인사 | 바람의종 | 2008.07.19 | 7387 |
432 | 잔돌배기 | 바람의종 | 2008.07.19 | 6815 |
431 | 금낭화 | 바람의종 | 2008.07.18 | 6237 |
430 | 늦잔이·잠이 | 바람의종 | 2008.07.18 | 4984 |
429 | 녹는줄 | 바람의종 | 2008.07.18 | 6135 |
428 | 시거리와 시내 | 바람의종 | 2008.07.17 | 6214 |
427 | 개구리밥 | 바람의종 | 2008.07.17 | 6004 |
426 | 조이·조시 | 바람의종 | 2008.07.17 | 6460 |
425 | 고개인사 | 바람의종 | 2008.07.16 | 7555 |
424 | 도미진 이야기 | 바람의종 | 2008.07.16 | 7065 |
423 | 분홍바늘꽃 | 바람의종 | 2008.07.12 | 6276 |
422 | 어린노미·넙덕이 | 바람의종 | 2008.07.12 | 6506 |
421 | 생잡이·생둥이 | 바람의종 | 2008.07.12 | 7905 |
420 | 걱정과 유감 | 바람의종 | 2008.07.10 | 6298 |
419 | 둔지말 당두둑 | 바람의종 | 2008.07.10 | 72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