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30 08:05

궂긴소식

조회 수 8648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궂긴소식

언어예절

시대 따라 장례 풍속이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늘 죽음은 하늘이 꺼지고, 한 세상이 저무는 일과 같다. 황망하여 궂긴소식 곧 죽음을 알리는 일조차 상주 아닌 호상 이름으로 내는 게 보통이다. 전날엔 부고장 꽂이를 사랑청에 두고 집안에 들이지 않았으나, 요즘은 부고장 대신 휴대전화나 전자우편으로 한시에 알리는 시절이 됐다.

부고는 알림 중에서도 육하원칙 따라 뼈대만 간추리는 대표적인 알림글이다. 인사말이나 격식이 따로 없다. 세상 버린 이 이름을 앞세워 ‘타계’ 사유와 일시를 보이면서 이를 삼가 알린다고 쓴다. 그 뒤 유족 이름과 관계·직함을 붙이고 빈소와 발인 날짜·시각, 연락처와 호상 이름을 밝히는 정도다. 신문 부고란에는 이보다 더 간략히 간추리기도 하고, 아무개의 부친·모친상 …으로 시작하기도 한다.

초상은 경황 없이 치르기 마련이어서 인사할 여유가 없으므로, 나중에 틈을 여투어 친지들에게 인사 편지를 보내는 게 도리다. 문상을 놓친 이도 있을 터이다.

부고는 부음·휘음·애계·흉문 …처럼 일컬음도 갖가지다. 사람 따라 죽음을 타계·별세·작고·서거·운명·하세 …로 달리 말하기도 하고, 종교 따라 선종·입적·열반·승천·소천 …들로 쓰기도 한다.

그 무엇보다 ‘돌아가시다, 세상 버리다, 가시다 …’들이 어울린다. 흔히 쓰는 ‘사망하다, 죽다’는 야박한 느낌을 주므로 사건·사고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언론에서도 쓰기에 걸맞지 않다. 예컨대 “20명이 사망하고(죽고) 30명이 부상했다”보다는 “스무 명이 숨지고 서른 명이 다쳤다”가 자연스럽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19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58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686
330 난민과 탈북자 風文 2021.10.28 1035
329 말의 미혹 風文 2021.10.30 1058
328 소통과 삐딱함 風文 2021.10.30 954
327 개헌을 한다면 風文 2021.10.31 931
326 외부인과 내부인 風文 2021.10.31 1237
32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風文 2021.10.31 890
324 평등을 향하여 風文 2021.11.02 1303
323 방언의 힘 風文 2021.11.02 1200
322 국민께 감사를 風文 2021.11.10 1097
321 주어 없는 말 風文 2021.11.10 957
320 유신의 추억 風文 2021.11.15 1061
319 지명의 의의 風文 2021.11.15 1268
318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969
317 공적인 말하기 風文 2021.12.01 1175
316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1.07 1136
315 일고의 가치 風文 2022.01.07 914
314 한자를 몰라도 風文 2022.01.09 1177
313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877
312 띄어쓰기 특례 風文 2022.01.11 1454
311 공화 정신 風文 2022.01.11 1264
310 오염된 소통 風文 2022.01.12 1163
309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10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