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8 07:20

터물·더믈

조회 수 7944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터물·더믈

사람이름

세종 3년(1423년), 김가물·김사안·김내거(金加勿·金沙安·金乃巨) 등 남녀 다섯이 요동에서 도망쳐 왔다. 본디 강계 사람으로, 요동으로 달아나 동녕위(東寧衛) 군대에 들어갔다가 고향이 그리워 도망 온 사람들이었다. 임금은 이들이 비록 우리 사람이나 중국 군대에 이름을 올렸으므로, 구실아치와 함께 그들을 요동으로 보냈다. 이름 표기에서 加勿(가물)은 ‘더믈’을, 高時加勿(고시가물)은 ‘고시더믈’을 적는다.

<용비어천가>에 夾溫猛哥帖木兒(협온맹가첩목아)·賽因帖木兒(새인첩목아)·兀魯帖木兒(올로첩목아)·高時帖木兒(고시첩목아) 따위 사람이름이 ‘갸온멍거터물·사인터물·우로터믈·고시더믈’로 적혀 있다. 帖木兒(첩목아)를 적는 ‘터물·터믈·더믈’ 가운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더믈’은 우리나라 말로 바뀐 것이고 ‘터물’은 몽골말 소릿값, ‘터믈’은 그 중간 꼴이다.

‘터물’은 몽골 사람 이름에 자주 쓰이는 밑말로, 쇠를 뜻한다. 그 자취는 야인과 우리나라 사람이름에 남아 있다. ‘부허’(不花)는 ‘부개·보개’로, ‘오부카/오부허’는 ‘어부개’로, ‘노하이’는 ‘노개’, ‘코이시터물’은 ‘고시더믈’로도 자리잡았다. 그 밖에 ‘바얀, 바두/바두리/바토/바토이, 사안/사얀, 돌치, 보라/보로, 야수개’ 따위 이름이 쓰였다. ‘돌치’는 티베트말로 도르찌(다이아몬드), 보로는 볼로르(수정)다. 몽골 사람 이름에는 지금도 티베트말이 자주 쓰인다. 이렇듯 사람이름에는 이웃과의 역사 관계에서 함께 쓰는 이름들이 있다. 조선 후기로 오면서 이런 영향은 자취를 감춘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02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56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553
3149 가차없다 바람의종 2007.04.28 10547
3148 가책 바람의종 2007.05.25 11480
3147 가파르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2.07 8517
3146 가히·논개② 바람의종 2008.04.23 9674
3145 각각 / 씩 바람의종 2010.02.28 8120
3144 각광 바람의종 2007.05.28 5623
3143 각둑이, 깍둑이, 깍두기, 깍뚜기 바람의종 2009.11.09 14383
3142 각시취 바람의종 2008.04.29 7204
3141 각축 바람의종 2007.05.28 6039
3140 간(間)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8.12.27 11549
3139 간디·무작쇠 바람의종 2008.06.18 6400
3138 간이 부었다 바람의종 2007.12.26 11783
3137 간절기 바람의종 2012.05.11 12145
3136 간지 바람의종 2009.03.03 8287
3135 간지 바람의종 2010.08.03 9597
3134 간지는 음력 바람의종 2010.01.20 13338
3133 간지럽히다 바람의종 2009.02.12 9414
3132 간지르다, 간질이다 바람의종 2009.08.03 8577
3131 간판 문맹 風文 2014.12.30 24367
3130 갈가지 바람의종 2009.07.30 7914
3129 갈갈이, 갈가리 바람의종 2008.10.30 74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