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2 08:32

술이홀과 파주

조회 수 7401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술이홀과 파주

경기도 파주는 백제 지역으로 ‘술이홀’이었다. 땅이름에서 ‘술’은 한자어 ‘봉’(峯)으로 맞옮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경덕왕 때는 ‘술이홀’이 ‘봉성현’으로 바뀌었다. 또한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백제의 ‘아술현’이 ‘음봉현’으로 바뀌었으며, 우술군(雨述郡)은 비풍군(比豊郡)으로 바뀌었다는 기록도 나온다. ‘풍’의 옛날 발음이 ‘붕’이었음을 고려한다면, 우술군의 ‘술’도 ‘봉’(峯)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땅이름에 쓰이는 ‘수리’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리봉’, ‘수릿재’, ‘수릿골’, ‘수리못’ 등이 이에 해당한다. ‘술이’는 말소리가 ‘수레’와 유사하다. ‘수레’의 옛말은 ‘술위’였으므로, ‘술이’와 ‘술위’는 서로 바뀌어 쓰일 수 있다. 이러한 보기로는 ‘수릿고개’가 ‘차령’(車嶺)으로 불린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것을 생각해 보면 ‘수리’는 단지 ‘봉우리’만을 뜻하는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땅이름에 나타나는 ‘수리’는 보통 작지만 둥근 모습을 띤 형세를 표현한다. ‘수리봉’이나 ‘수리못’은 둥근 봉우리와 연못을 나타내고, ‘수리바회’는 둥근 바위를 뜻한다. ‘강강술래’가 둥글게 추는 춤을 뜻하며, 궁중 나인을 뜻하는 ‘무수리’는 ‘물’에 ‘수리’가 붙은 말이니 물동이를 이어 나르는 신분이었다.

파주를 ‘술이’라고 한 건 감악산과 노고산, 개명산 등과 같이 두루뭉술한 산세와 임진강이 굽이져 흐르는 모습이 어우러진 까닭이라고 할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74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34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302
330 난민과 탈북자 風文 2021.10.28 1001
329 말의 미혹 風文 2021.10.30 1018
328 소통과 삐딱함 風文 2021.10.30 890
327 개헌을 한다면 風文 2021.10.31 859
326 외부인과 내부인 風文 2021.10.31 1188
32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風文 2021.10.31 823
324 평등을 향하여 風文 2021.11.02 1248
323 방언의 힘 風文 2021.11.02 1174
322 국민께 감사를 風文 2021.11.10 1066
321 주어 없는 말 風文 2021.11.10 903
320 유신의 추억 風文 2021.11.15 998
319 지명의 의의 風文 2021.11.15 1207
318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919
317 공적인 말하기 風文 2021.12.01 1132
316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1.07 1070
315 일고의 가치 風文 2022.01.07 881
314 한자를 몰라도 風文 2022.01.09 1106
313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832
312 띄어쓰기 특례 風文 2022.01.11 1407
311 공화 정신 風文 2022.01.11 1221
310 오염된 소통 風文 2022.01.12 1076
309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97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