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1 02:11

논개

조회 수 8375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논개

임진년 왜란을 일으킨 왜적은 진주성을 여러 번 쳤으나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593년 진주성을 무너뜨려 사람과 짐승 씨 하나 남기지 말라 명했다. 대군과 맞서 여러 차례 싸움에서 지켜낸 진주성도 기어이 무너지고 말았다. 촉석루에서 축하 잔치를 벌인 왜적들, 돋은 바위 위 한 여인의 아리따움에 홀린 왜장 게야무라. ‘양귀비꽃보다 더 붉은 마음’의 ‘논개’(論介)는 열손 가락지 낀 손을 깍지 껴 그를 안고 ‘강낭콩보다 더 푸른’ 남강으로 뛰어들었다.

논개라는 이름은 남자이름으로도 쓰였는데, 밑말 ‘논’에 ‘개’가 더해진 이름이다. 이름접미사 ‘-개’는 ‘-가’(加), ‘-가이’(加伊)와 뒤섞여 쓰였다. 명가(明加)/명개(明介), 풍가(豊加)/풍개(豊介)/풍가이(豊加伊). 동국신속삼강행실에는 한자로는 是加(시가)·楊加(양가)·億壽(억슈)·仇守(구슈)·梅花(매화)·葵花(규화), 한글로는 낱낱 ‘시개·양개·억슈ㅣ·구슈ㅣ·매홰·규홰’로 적고 있다. 홀소리로 끝나는 말끝에 /ㅣ/가 덧대지는 규칙이 있었던 모양인데, 이름접미사 ‘-가’가 ‘-가이/개’로 바뀌는 것 또한 이런 규칙의 영향인 듯하다.

고온개·난개·노난개·어둔개·언개·이른개·쟈근개 따위의 이름은 ‘고운 게, 난 게, 노는 게, 어둔 게, 언 게, 이른 게, 작은 게’처럼 들린다. ‘-개’가 단순히 이름접미사로 쓰인 이름에 가디개·검쇠개·긋개·귿탕개·기ㅁ.개·논개·눈개·똥개·막개·망죵개·미ㄴ.ㄹ개 ·범개·보롬개·복개·블개·삼개·솝동개·수개·슌개·씨개·어영개·언개·엄개·움개·허롱개가 있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8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34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338
3150 질문들, 정재환님께 답함 風文 2022.09.14 1428
3149 벌금 50위안 風文 2020.04.28 1429
3148 아카시아 1, 2 風文 2020.05.31 1431
3147 일타강사, ‘일’의 의미 風文 2022.09.04 1433
3146 내 청춘에게? 風文 2024.02.17 1435
3145 형용모순, 언어의 퇴보 風文 2022.07.14 1441
3144 배레나룻 風文 2024.02.18 1442
3143 대화의 어려움, 칭찬하기 風文 2022.06.02 1444
3142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風文 2022.09.03 1447
3141 방언의 힘 風文 2021.11.02 1450
3140 웰다잉 -> 품위사 風文 2023.09.02 1450
3139 '넓다'와 '밟다' 風文 2023.12.06 1453
3138 성인의 세계 風文 2022.05.10 1454
3137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IMF, 막고 품어라, 내 인감 좀 빌려주게 風文 2022.02.01 1455
3136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464
3135 멋지다 연진아, 멋지다 루카셴코 風文 2023.04.17 1464
3134 개양귀비 風文 2023.04.25 1465
3133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 風文 2024.02.17 1465
3132 콩글리시 風文 2022.05.18 1466
3131 후텁지근한 風文 2023.11.15 1466
3130 비는 오는 게 맞나, 현타 風文 2022.08.02 1470
3129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1.07 147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