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부쟁이
가을 꽃으로 흔히 ‘국화’를 떠올린다. 하지만 국화과의 꽃은 세계에서 2만종이 넘고, 우리나라 산과 들에도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구절초·감국·산국·개미취·쑥부쟁이 등 수많은 종의 국화가 있다. 요즘 곳곳의 수목원에서 들국화 잔치를 연다고 한다. ‘쑥부쟁이’는 제주 고장말로도 ‘드릇국화’라고도 하듯이, 가을에 산과 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연보랏빛 풀꽃이다.
쑥부쟁이는 꽃모습보다 전설이 더 유명하다. 옛날 충청도에 가난한 대장장이 가족이 살았는데, 너무 가난하여 큰딸이 쑥을 캐어 많은 식구들이 먹고 살았다. 쑥부쟁이는 ‘쑥을 캐는 불쟁이의 딸’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대장장이는 곧 ‘불쟁이’이고, ‘ㄹ’이 탈락하여 ‘부쟁이’가 된다. 그 부쟁이의 딸이 한양에 간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다 숨진 곳에 난 꽃이 쑥부쟁이라고 한다. 유난히 목이 길어 누구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같은 국화로 이르지만 황실의 화려한 금빛 국화로도, 비바람에 흔들리는 한 송이 작은 들꽃으로도 살 수 있는 것이 세상사라는 것을 쑥부쟁이를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된다. 꽃의 마음으로는 어떤 삶이 더 좋을까.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0809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719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2327 |
308 | 파투 | 바람의종 | 2007.09.04 | 9633 |
307 | 파천황 | 바람의종 | 2007.09.04 | 9622 |
306 | 파국 | 바람의종 | 2007.09.01 | 8760 |
305 | 파경 | 바람의종 | 2007.09.01 | 10877 |
304 | 속과 안은 다르다 / 김수업 | 바람의종 | 2007.08.31 | 8305 |
303 | 아사리판 / 한용운 | 바람의종 | 2007.08.31 | 11289 |
302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2007.08.31 | 12958 |
301 | 배제하다?/최인호 | 바람의종 | 2007.08.31 | 8829 |
300 | 퇴짜 | 바람의종 | 2007.08.31 | 10061 |
299 | 추파 | 바람의종 | 2007.08.31 | 11091 |
298 | 초미 | 바람의종 | 2007.08.30 | 8558 |
297 | 청신호 | 바람의종 | 2007.08.30 | 7592 |
296 | 청사진 | 바람의종 | 2007.08.24 | 7654 |
295 | 청사 | 바람의종 | 2007.08.24 | 5866 |
294 | 차례 | 바람의종 | 2007.08.23 | 6560 |
293 | 질풍, 강풍, 폭풍, 태풍 | 바람의종 | 2007.08.23 | 8444 |
292 | 질곡 | 바람의종 | 2007.08.22 | 7951 |
291 | 지향 | 바람의종 | 2007.08.22 | 6562 |
290 | 지하철 | 바람의종 | 2007.08.21 | 7966 |
289 | 지척 | 바람의종 | 2007.08.21 | 6736 |
288 | 지양 | 바람의종 | 2007.08.20 | 9906 |
287 | 좌익 | 바람의종 | 2007.08.20 | 65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