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14 23:09

분꽃

조회 수 7082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분꽃  

흔히 나오는 사극이나 ‘스캔들, 황진이’ 등의 영화를 보면 옛날 여인들이 어떻게 꾸미고 살았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분꽃’은 가루를 뜻하는 분(粉)과 꽃이 합친 말로, 까만 분꽃씨앗에 들어 있는 ‘가루’를 화장할 때 썼다고 붙은 이름이다. 분꽃씨 가루는 기미·주근깨·여드름을 치료하는 데 쓰기도 하였다. 마당가에 분꽃을 길러본 사람은 분꽃귀고리를 해 봤던 추억도 있으리라. 영어로는 ‘페루의 놀라움’(marvel of Peru)이나 ‘네 시’(four-o’clock) 꽃이라고 이른다. 이 이름은 분꽃의 원산지가 열대 아메리카이고, 해질 때부터 아침까지 피는 꽃임을 알게 해 준다.

비록 좁은 발코니밖에 없더라도 화분에 씨앗을 뿌리면 아침에는 나팔꽃을 볼 수 있고, 나팔꽃이 지고 나면 다시 분꽃을 볼 수 있다. 식물의 연주를 누려보는 것은 어떠실지! 실은 분꽃이나 박꽃이 피면 저녁밥 준비를 하시던 어머니들이 그 리듬에 맞추어 살았던 셈이다.

‘거기에 사람이 살고 있었네’를 실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난하고 척박하던 시절에도 오히려 넉넉하게 화장도 하고 사랑을 꽃피우며 살았음을 까만 분꽃씨를 쪼개며 되새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276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913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4385
3146 멋지다 연진아, 멋지다 루카셴코 風文 2023.04.17 1177
3145 세로드립 風文 2021.10.15 1191
3144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1191
3143 ‘시끄러워!’, 직연 風文 2022.10.25 1194
3142 공적인 말하기 風文 2021.12.01 1195
3141 오염된 소통 風文 2022.01.12 1197
3140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중소기업 콤플렉스 風文 2022.01.13 1198
3139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204
3138 보편적 호칭, 번역 정본 風文 2022.05.26 1206
3137 마녀사냥 風文 2022.01.13 1207
3136 표준말의 기강, 의미와 신뢰 風文 2022.06.30 1207
3135 대화의 어려움, 칭찬하기 風文 2022.06.02 1208
3134 지식생산, 동의함 風文 2022.07.10 1211
3133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1.07 1213
3132 ‘~면서’, 정치와 은유(1): 전쟁 風文 2022.10.12 1214
3131 꼬까울새 / 해독, 치유 風文 2020.05.25 1217
3130 일타강사, ‘일’의 의미 風文 2022.09.04 1218
3129 한자를 몰라도 風文 2022.01.09 1221
3128 주권자의 외침 風文 2022.01.13 1223
3127 성인의 세계 風文 2022.05.10 1226
3126 교정, 교열 / 전공의 風文 2020.05.27 1227
3125 괄호, 소리 없는, 반격의 꿔바로우 風文 2022.08.03 12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