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08 14:19

일터 말

조회 수 9377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일터 말

집안을 넘어서면 일터와 일자리와 일벗이 있다. 사회를 꾸리는 온갖 동아리가 여기 든다. 예나 오늘이나, 개인·경영자, 대선후보랄 것 없이 일자리 만들기를 첫손으로 꼽는데, 집안·사원·백성을 먹여 살리는 일인 까닭이다. 일자리·일터·일벗과 거래하는 이가 ‘손님’이다. 손님은 호칭·지칭 두루 쓰는 말이고, ‘고객’은 지칭일 뿐인데, 거기다 ‘님’을 붙여 부른다. ‘님’은 아무 말에나 붙어서도 그를 높이는 구실을 하는 부닥방망이와 같다.

일터 말은 비교적 쉽다. 직책·직위·이름을 부르면 되는 까닭이다. 일본 등 직책·직위만 생짜로 부르는 쪽도 있는데, 우리완 맞지 않아서 기분이 껄끄러워지고 정나미가 떨어진다. 일터에서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성명·직책·직위에 ‘님’을 붙여 부르는 게 자연스럽고 편하다. 아랫사람에겐 ‘님’자를 꺼리지만, 인색해야 할 아무 까닭이 없다. 다만 ‘성+씨’, ‘이름+직책·직위+님’은 어울리지 않는다.

같은 분야에서 나이·지위·역량 따위가 앞선 이를 ‘선배’라 부른다. 격식을 깨뜨리지 않으면서도 정답고 편한 느낌을 준다. ‘동지’는 이념이 실린 말로서 부를 때는 동급 이하에 쓰이며, ‘동무’(벗)는 걸림말이지만 북녘에서는 부름말로도 쓴다. 두루 주로 ‘성’과 어울린다.

일터에서 이제 ‘미스·미스터’는 우스개가 된 듯하고, 오히려 집안말 아씨·언니·형이 어울릴 때가 있다. ‘씨·군·양’은 ‘하게체’ 상대를 부를 때 어울린다. 호칭은 부르고 듣기에 편하면 된다. 지나치거나 모자라면 껄끄럽게 되고, 껄끄러우면 뜻이 잘 통하지 않는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16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54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631
308 파투 바람의종 2007.09.04 9633
307 파천황 바람의종 2007.09.04 9625
306 파국 바람의종 2007.09.01 8761
305 파경 바람의종 2007.09.01 10877
304 속과 안은 다르다 / 김수업 바람의종 2007.08.31 8305
303 아사리판 / 한용운 바람의종 2007.08.31 11289
302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바람의종 2007.08.31 12958
301 배제하다?/최인호 바람의종 2007.08.31 8829
300 퇴짜 바람의종 2007.08.31 10061
299 추파 바람의종 2007.08.31 11096
298 초미 바람의종 2007.08.30 8562
297 청신호 바람의종 2007.08.30 7595
296 청사진 바람의종 2007.08.24 7658
295 청사 바람의종 2007.08.24 5871
294 차례 바람의종 2007.08.23 6560
293 질풍, 강풍, 폭풍, 태풍 바람의종 2007.08.23 8447
292 질곡 바람의종 2007.08.22 7951
291 지향 바람의종 2007.08.22 6563
290 지하철 바람의종 2007.08.21 7967
289 지척 바람의종 2007.08.21 6736
288 지양 바람의종 2007.08.20 9908
287 좌익 바람의종 2007.08.20 657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