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8 14:16
‘고마미지’와 ‘강진’
조회 수 7969 추천 수 9 댓글 0
‘고마미지’와 ‘강진’
‘고마미지’(古馬彌知)는 전남 강진의 옛 이름이다. <난중일기>에 나타나는 ‘구미’가 ‘곶’과 같은 의미를 지녔음을 밝힌 바 있듯이, ‘고마미지’는 ‘구미’의 어원에 해당하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마미지’ 이외에도 ‘송미지’(松彌知), ‘무동미지’(武冬彌知)가 더 나타난다. 최남선이 서문을 쓴 <동경통지>(東京通志)>에, ‘미지’는 바다의 물굽이가 처진 읍(灣邑)을 일컫는다고 하였다. ‘송미지’는 지금의 전북 고창이며, ‘무동미지’는 비안 북부(庇安北部·전북 군산)인데 ‘단밀현’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고려 공양왕 때 지금의 경남 통영을 ‘고성’이라 부른 적이 있다. 이 고성의 옛이름이 ‘고자미동’(古資彌冬)이다. ‘미지’의 옛 발음이 ‘미디’였음을 고려한다면, ‘미디’와 ‘미동’은 중국 한자음을 표기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형태의 말임이 틀림없다. ‘미지’는 간혹 ‘미치’로 읽히기도 하였다. <동경통지>에서는 ‘고자미동’의 ‘고자’는 ‘구지’로 바뀔 수 있으며, ‘구지’는 ‘반도’(半島)의 뜻을 갖는다고 풀이하였다.
이를 고려할 때 ‘구지’, ‘구미’, ‘미지’, ‘미치’ 등은 모두 중국 한자음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토박이말 ‘곶’을 다양하게 표기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전혀 무관해 보이는 말들이 어원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음을 땅이름에서 찾아낼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0327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687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1875 |
308 | 마녀사냥 | 風文 | 2022.01.13 | 1119 |
307 | 주권자의 외침 | 風文 | 2022.01.13 | 1139 |
306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중소기업 콤플렉스 | 風文 | 2022.01.13 | 1137 |
305 | 지도자의 화법 | 風文 | 2022.01.15 | 1279 |
304 | 쇠를 녹이다 | 風文 | 2022.01.15 | 1474 |
303 | 야민정음 | 風文 | 2022.01.21 | 977 |
302 | 말로 하는 정치 | 風文 | 2022.01.21 | 1046 |
301 | 연말용 상투어 | 風文 | 2022.01.25 | 896 |
300 | 법과 도덕 | 風文 | 2022.01.25 | 963 |
299 | 정당의 이름 | 風文 | 2022.01.26 | 975 |
298 | 말과 공감 능력 | 風文 | 2022.01.26 | 875 |
297 | 통속어 활용법 | 風文 | 2022.01.28 | 1024 |
296 | 외래어의 된소리 | 風文 | 2022.01.28 | 985 |
295 | 정치의 유목화 | 風文 | 2022.01.29 | 1195 |
294 | 태극 전사들 | 風文 | 2022.01.29 | 955 |
293 | 아줌마들 | 風文 | 2022.01.30 | 920 |
292 | 사저와 자택 | 風文 | 2022.01.30 | 921 |
291 | 어떤 문답 | 관리자 | 2022.01.31 | 1093 |
290 | 말의 평가절하 | 관리자 | 2022.01.31 | 947 |
289 | 삼디가 어때서 | 風文 | 2022.02.01 | 1054 |
288 | 순직 | 風文 | 2022.02.01 | 862 |
287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IMF, 막고 품어라, 내 인감 좀 빌려주게 | 風文 | 2022.02.01 | 10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