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05 10:37

한내와 가린내

조회 수 9042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내와 가린내

<열녀춘향수절가>에는 암행어사 이몽룡이 전라도 초읍인 여산에서 일행을 세 갈래로 나누어 떠나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한 갈래는 진산·금산·무주·용담·진안·장수·운봉·구례로 돌아드는 서리패들의 전라 좌도고, 또 한 갈래는 용안·함열·임피·옥구·김제·만경·고부·부안·흥덕·고창·장성 등을 거치는 중방 역졸패의 우도다. 그리고 한 패는 종사들로 익산·금구·태인·정읍·순창·옥과·광주·나주·창평 등지를 거치도록 하였다. 자신은 헌 파립과 망건을 의뭉하게 차리고 삼례를 거쳐 완산 팔경을 구경하며 남원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암행어사가 거쳐 간 땅이름 가운데 “한내 쥬엽졩이, 가린내 싱금졍, 숩졍이, 공북누”가 있다. 얼핏 보기에는 쥬엽졩이, 싱금졍, 숩졍이도 땅이름처럼 보이나 이들은 ‘공북누’와 함께 정자이거나 누각임이 틀림없다. 흥미로운 것은 여기 나오는 ‘한내’와 ‘가린내’다. ‘한내’는 ‘크다’의 뜻을 지닌 ‘한’에 ‘내’가 붙은 말로 ‘대천’에 해당한다. 지금의 대천은 충남 보령이므로 춘향가에 나오는 대천과는 관련이 없다. 달리 말해 ‘큰 내’를 뜻하는 ‘한내’도 보편적으로 널리 쓰인 땅이름이다.

‘가린내’는 ‘한내’와는 대립적인 뜻을 갖는 말이다. 이 말은 ‘가늘다’의 다른 형태인 ‘가ㄹ.다’(‘가루’의 어원)에 ‘내’가 붙은 말이다. 곧 ‘가는내’ 또는 ‘가ㄹ.ㄴ내’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런 뜻의 ‘가린내’는 제주도 한림읍 금악리에도 있다. 비슷한 형태로 좁고 가는 골짜기를 뜻하는 ‘가는골’도 산골 마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9586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6155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1075
    read more
  4. 안겨오다

    Date2008.04.06 By바람의종 Views7095
    Read More
  5. 이름 부르기

    Date2008.04.06 By바람의종 Views7164
    Read More
  6. 해오라기난초

    Date2008.04.05 By바람의종 Views8123
    Read More
  7. 한내와 가린내

    Date2008.04.05 By바람의종 Views9042
    Read More
  8. 거꿀반명제

    Date2008.04.04 By바람의종 Views6000
    Read More
  9. 선과 청혼

    Date2008.04.03 By바람의종 Views6454
    Read More
  10. 무너미·목넘이

    Date2008.04.03 By바람의종 Views6596
    Read More
  11. 맥문동

    Date2008.04.02 By바람의종 Views6212
    Read More
  12. 마라초

    Date2008.04.01 By바람의종 Views6036
    Read More
  13. 서방과 사위

    Date2008.04.01 By바람의종 Views7811
    Read More
  14. 가야와 가라홀

    Date2008.04.01 By바람의종 Views6898
    Read More
  15. 직통생

    Date2008.03.31 By바람의종 Views6980
    Read More
  16. 오누이

    Date2008.03.31 By바람의종 Views7779
    Read More
  17. 명량·울돌목

    Date2008.03.30 By바람의종 Views6901
    Read More
  18. 무궁화

    Date2008.03.30 By바람의종 Views5690
    Read More
  19. 방조하다

    Date2008.03.30 By바람의종 Views7124
    Read More
  20. 도라산역

    Date2008.03.29 By바람의종 Views5580
    Read More
  21. 짝벗 일컫기

    Date2008.03.29 By바람의종 Views6837
    Read More
  22. 자주꽃방망이

    Date2008.03.29 By바람의종 Views7758
    Read More
  23. 바쁘다

    Date2008.03.28 By바람의종 Views5557
    Read More
  24. 짝벗 사이

    Date2008.03.28 By바람의종 Views7277
    Read More
  25. 소태와 소도

    Date2008.03.27 By바람의종 Views771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