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27 02:06

소태와 소도

조회 수 7731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소태와 소도

<삼국지> ‘위지 동이전’은 진(晉)의 진수가 우리 옛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마한과 관련된 기록에는 “나라마다 별도의 고을(읍)이 있어 이름하여 소도(蘇塗)라 했으며, 큰 나무를 세우고 큰 북을 매달아 신에게 제사 지냈다. 그 안으로 도망한 자는 모두 잡아가지 못하였다”는 기사가 있다. 민속학자들은 ‘솟대’의 어원이 이 ‘소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양주동은 <국사 고어휘고>에서 ‘솟대’가 ‘소도’에서 왔다는 견해는 한문 해석을 잘못한 것뿐만 아니라 ‘솟대’의 ‘솟다’와 ‘소도’의 음을 유추한 결과라고 짚었다. ‘소도’는 마한 각 고을의 별읍 명칭일 뿐 ‘나무를 세우고 북을 매단 것’과는 무관하다. 그는 ‘소도’의 ‘소’를 ‘수컷’의 ‘수’, ‘도’를 ‘터’로 보아 ‘수터’ 곧 ‘남성신을 제사하는 곳’으로 풀이한다. 민속학자들의 풀이보다는 훨씬 과학적이다.

그런데 ‘소도’와 유사한 땅이름은 아직도 남아 있다. 충주 소태면은 ‘소탱이골’이었다. 솔탱이골·소태양면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소나무가 많이 자라는 지역이다. 소태면 구룡리에서 원주 귀래면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소탱이고개’이며, 그 아랫마을은 솔밭말 또는 송전(松田)이라 한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도 ‘소태현’이 나타나는데, 지금의 태안 지역을 가리킨다. 태안의 상징이 소나무이듯, 소태현과 소나무는 깊은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솔잎혹파리에다 재선충 피해가 전국을 휩쓰는 지금 벌레가 들지 못하도록 ‘소도’를 만들어 소나무를 보호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23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76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794
3168 세계어 배우기 風文 2022.05.11 935
3167 한국어의 위상 風文 2022.05.11 1019
3166 성인의 세계 風文 2022.05.10 1101
3165 마그나 카르타 風文 2022.05.10 862
3164 인종 구분 風文 2022.05.09 832
3163 호언장담 風文 2022.05.09 963
3162 외국어 차용 風文 2022.05.06 905
3161 남과 북의 협력 風文 2022.04.28 1094
3160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風文 2022.04.27 959
3159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風文 2022.02.24 884
315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관리자 2022.02.13 787
3157 새말과 소통, 국어공부 성찰 風文 2022.02.13 1029
3156 역사와 욕망 風文 2022.02.11 864
3155 되묻기도 답변? 風文 2022.02.11 1052
315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風文 2022.02.10 817
3153 받아쓰기 없기 風文 2022.02.10 2066
3152 권력의 용어 風文 2022.02.10 839
3151 언어적 적폐 風文 2022.02.08 1047
3150 정치인의 애칭 風文 2022.02.08 1073
3149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風文 2022.02.06 865
3148 프레임 설정 風文 2022.02.06 1680
3147 언어적 자해 風文 2022.02.06 123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