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
엉겅퀴라는 풀이름은 우선 예쁘지가 않다. 뭔가 엉켜서 퀴퀴한 습지에서나 자랄 것만 같은 어감이다. 그러나 여름에 산과 들에서 자유롭게 자라는 자주보라색 꽃은 개성 만점이다. 특히 통모양의 작은 꽃들이 모여 한 송이 꽃을 만드는 것은 나비나 벌이 꿀을 한꺼번에 많이 따가게 하려는 배려라고 한다.
‘엉겅퀴’라는 이름은 피를 엉기게 하는 성질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넘어지거나 칼이나 낫에 베어 피가 날 때 엉겅퀴를 찧어 바르면 금방 피가 멎는다는 것은 옛사람들의 생활 상식이었다. 1690년에 나온 <역어유해>에 이미 ‘엉것귀’라 나와 있는데, 이는 엉기다와 엉겅퀴의 한자말 귀계(鬼薊)의 ‘귀’가 합쳐진 것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겠다. 곧, ‘엉기는 귀신풀’ 정도의 뜻이 된다.
키가 크고 가시가 많아 ‘항가시나물’, ‘가시나물’이라고도 한다. 큰 것은 1m가 되는 것도 있는데, 이때 크다는 뜻의 ‘한’이 ‘항’으로 변한 것이다. 톱니잎의 가장자리가 모두 가시로 되어 있어서 찔리면 따끔거린다. 한자말로는 빛이 붉어 ‘야홍화’(夜紅花), 약이름으로는 ‘대계’(大薊)라 이른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엉겅퀴]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9789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638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1361 |
264 |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 風文 | 2023.05.24 | 1058 |
263 | 정치인의 애칭 | 風文 | 2022.02.08 | 1057 |
262 | 표준말의 기강, 의미와 신뢰 | 風文 | 2022.06.30 | 1055 |
261 | 이단, 공교롭다 | 風文 | 2022.08.07 | 1055 |
260 | 만인의 ‘씨’(2) / 하퀴벌레, 하퀴벌레…바퀴벌레만도 못한 혐오를 곱씹으며 | 風文 | 2022.11.18 | 1055 |
259 | '넓다'와 '밟다' | 風文 | 2023.12.06 | 1053 |
258 |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 風文 | 2022.07.07 | 1051 |
257 | 지긋이/지그시 | 風文 | 2023.09.02 | 1051 |
256 | 뉴 노멀, 막말을 위한 변명 | 風文 | 2022.08.14 | 1050 |
255 | 쌤, 일부러 틀린 말 | 風文 | 2022.07.01 | 1049 |
254 | 이름 짓기, ‘쌔우다’ | 風文 | 2022.10.24 | 1047 |
253 | ‘부끄부끄’ ‘쓰담쓰담’ | 風文 | 2023.06.02 | 1045 |
252 | 형용모순, 언어의 퇴보 | 風文 | 2022.07.14 | 1044 |
251 | 직거래하는 냄새, 은유 가라앉히기 | 風文 | 2022.08.06 | 1044 |
250 | 부동층이 부럽다, 선입견 | 風文 | 2022.10.15 | 1043 |
249 | 귀 잡수시다? | 風文 | 2023.11.11 | 1043 |
248 | 되묻기도 답변? | 風文 | 2022.02.11 | 1039 |
247 | 삼디가 어때서 | 風文 | 2022.02.01 | 1038 |
246 | 돼지의 울음소리, 말 같지 않은 소리 | 風文 | 2022.07.20 | 1036 |
245 |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 風文 | 2023.04.18 | 1034 |
244 | ‘머스트 해브’와 ‘워너비’ | 風文 | 2024.03.27 | 1034 |
243 | 본정통(本町通) | 風文 | 2023.11.14 | 10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