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6 11:10

깽깽이풀

조회 수 7203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깽깽이풀

본디 별난 얘깃거리라 함은 쥐가 고양이를 물었을 때나 백 사람 넘게 관심을 가질 만한 일이라는 민간 상식이 있다. 얼마 전 ‘깽깽이풀 군락지 발견’이란 얘기가 신문·방송에 보도되었을 때 정말 풀꽃의 삶이 새소식 거리가 되는 한가로운 세상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깽깽이풀’은 재미있는 이름이지만,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깽깽이풀의 생태를 보면 그 답이 나올 듯하다. 깽깽이풀은 처음에 나온 자리로부터 줄을 지어 새순이 돋아난다. 그렇게 된 까닭은 개미가 제 집으로 물고 가다 띄엄뛰엄 떨어뜨린 씨앗들이 개미가 지난 길대로 싹을 틔운 것이다. 깽깽이풀은 씨앗 표면에 개미가 좋아하는 꿀샘인 얼라이오좀을 만들어 개미의 도움으로 번식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 풀이 살아남는 법’이라고나 할까. 그 줄로 난 모양이 외발로 앙감질하여 걷는 ‘깽깽이 걸음’ 자국 같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을 성싶다.

깽깽이풀 뿌리는 약으로도 많이 쓰는데, 뿌리는 노랗고 잎이 연꽃잎 같아서 ‘황련’(黃蓮)이라고 한다. 북녘말로는 ‘산련풀’이다. 특히 심장에 화(열)가 많이 생겼을 때 뿌리의 차가운 성질이 화를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잎 모양이 심장처럼 생겨서 신기하기도 하다. 그러나 약으로 쓰겠다고 마구 캐다 보니, 멸종위기 2급 동식물이 되었고, 요즘은 산에서 만나면 행운이고 식물원에 가서나 볼 수 있어 안타깝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깽깽이풀]
사진 : http://blog.empas.com/hosan81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776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27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187
3212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風文 2023.06.30 936
3211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風文 2022.11.09 937
3210 난민과 탈북자 風文 2021.10.28 942
3209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942
3208 국가 사전을 다시?(2,3) 주인장 2022.10.21 942
3207 돼지의 울음소리, 말 같지 않은 소리 風文 2022.07.20 943
3206 분단 중독증, 잡것의 가치 風文 2022.06.09 944
3205 유신의 추억 風文 2021.11.15 945
3204 쌤, 일부러 틀린 말 風文 2022.07.01 945
3203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風文 2023.04.18 945
3202 ‘이’와 ‘히’ 風文 2023.05.26 945
3201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風文 2022.07.07 946
3200 형용모순, 언어의 퇴보 風文 2022.07.14 947
3199 저리다 / 절이다 風文 2023.11.15 948
3198 노랗다와 달다, 없다 風文 2022.07.29 949
3197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949
3196 ‘머스트 해브’와 ‘워너비’ 風文 2024.03.27 949
3195 일본이 한글 통일?, 타인을 중심에 風文 2022.07.22 952
3194 '바치다'와 '받치다' file 風文 2023.01.04 955
3193 말로 하는 정치 風文 2022.01.21 956
3192 김 여사 風文 2023.05.31 956
3191 “힘 빼”, 작은, 하찮은 風文 2022.10.26 95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