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20 15:39

쓰겁다

조회 수 11007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쓰겁다

맛을 나타내는 말로 ‘쓰다, 달다, 짜다, 시다, 맵다’가 있다. 생물에서는 맛감각을 넷으로 나누고 ‘맵다’를 포함하지 않지만 우리 느낌으로는 ‘맵다’도 맛감각에 넣는다. ‘매운맛’이라는 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들 말에 ‘-갑, -겁, -굽’을 결합하면 ‘어떤 느낌이 있다’는 뜻이 더해진다. ‘차다’와 ‘차갑다’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갑, -겁, -굽’의 뜻은 남북이 같지만 결합 됨됨이는 차이가 있다. 남북에서 쓰이는 말을 견줘보자.

쓰겁다, 달갑다, 짜갑다, 짜굽다, 시굽다(북)
쓰굽다, 달갑다, 짜겁다, 짜굽다, 시굽다, 매굽다(남)

‘달갑다’는 좀 다른 뜻으로 쓰이는데, 남북 모두 ‘미각으로 단맛이 있다’는 뜻으로는 쓰이지 않고, ‘마음으로 달게 느끼다’, ‘마음에 들다’는 뜻으로 쓰인다. ‘쓰겁다’를 ‘쓴맛이 있다’는 뜻으로 쓰는 것은 남북이 같지만, 북녘에서는 ‘달갑다’의 반대말로도 쓴다. “쓰거운 얼굴을 했다”에서 ‘쓰겁다’는 ‘마음에 달갑지 않고 언짢다’는 뜻이다.

‘쓰다’도 비슷한 뜻이 있어서 그 차이를 밝힐 필요가 있다. ‘쓴소리’와 ‘쓰거운 소리’를 비교해 보면 역시 ‘-겁’에서 차이가 나는데, 쓴소리는 ‘마음에 달갑지 않은 소리’, ‘쓰거운 소리’는 ‘마음에 달갑지 않은 느낌이 드는 소리’라 할 수 있다. ‘쓰다’가 확정적인 것에 비해 ‘쓰겁다’는 ‘어떠한 것 같다’는 정도로 확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325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978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4933
220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1109
219 말의 미혹 風文 2021.10.30 1108
218 대통령과 책방 風文 2023.05.12 1108
217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107
216 혼성어 風文 2022.05.18 1102
215 '바치다'와 '받치다' file 風文 2023.01.04 1102
214 까치발 風文 2023.11.20 1102
213 갑질 風文 2024.03.27 1102
212 호언장담 風文 2022.05.09 1100
211 분단 중독증, 잡것의 가치 風文 2022.06.09 1096
210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094
209 “영수증 받으실게요” 風文 2024.01.16 1093
208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風文 2022.11.09 1092
207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091
206 ‘시월’ ‘오뉴월’ 風文 2024.01.20 1089
205 과잉 수정 風文 2022.05.23 1087
204 김 여사 風文 2023.05.31 1087
203 정치와 은유(2, 3) 風文 2022.10.13 1084
202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084
201 외래어의 된소리 風文 2022.01.28 1083
200 정보와 담론, 덕담 風文 2022.06.15 1081
199 교열의 힘, 말과 시대상 風文 2022.07.11 108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