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9 17:54

원추리

조회 수 6127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원추리

산과 들에 흔히 나서 봄나물로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는 ‘원추리’는 한자이름 ‘훤초’(萱草)에서 온 것으로 생각된다. 곧 ‘훤초’에서 편한 발음인 ‘원초’로, 모음조화로 ‘원추’로, 여기에 ‘나리/ 싸리/ 보리 …’들과 같이 ‘리’가 붙어 원추리로 부른 것이 아닐까 한다. 이는 마치 백일홍(百日紅)이 변해서 ‘배롱’으로, 한자말 백채(白寀)의 중국 발음 ‘바이차이’가 ‘배추’로 변한 것과 같이 풀이할 수 있는데, 더 거슬러 오르면 그 반대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원추리의 순우리말은 ‘넘나물’이다. 입이 넓고 길게 퍼진 것으로 말미암아 ‘넓〉넘’의 과정을 거친 듯하다. 그래서 어떤 이는 광채(廣菜)로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넙치’를 ‘광어’로 부르는 것처럼 쓸데없는 일이다. 이미 16세기 〈훈몽자회〉에서는 훤(萱)은 ‘넘B믈’로 쓴 적이 있건만, 17세기 〈산림경제〉에는 ‘원츄리/ 업?믈’로 나온다.

원추리 꽃은 진한 노란색인데, 산수유나 개나리의 노랑이 그렇듯 강력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아이를 밴 부인이 사내아이 고추 모양을 한 원추리 꽃봉오리를 지니고 다니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서 ‘의남초’(宜男草)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한 근심을 잊게 하는 꽃이라 하여 ‘망우초’(忘憂草)라 일컫기도 했다.

이처럼 꽃도 보고, 나물로 먹고, 아들도 낳게 해 주고, 걱정도 없애 주니 예전에 장독대와 뒤뜰에 그렇게 심었나 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원추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293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937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4586
220 “힘 빼”, 작은, 하찮은 風文 2022.10.26 1101
219 ‘도와센터’ ‘몰던카’ 風文 2024.01.16 1101
218 까치발 風文 2023.11.20 1099
217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1099
216 ‘이’와 ‘히’ 風文 2023.05.26 1097
215 분단 중독증, 잡것의 가치 風文 2022.06.09 1096
214 '바치다'와 '받치다' file 風文 2023.01.04 1091
213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風文 2022.11.09 1090
212 갑질 風文 2024.03.27 1088
211 호언장담 風文 2022.05.09 1087
210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084
209 “영수증 받으실게요” 風文 2024.01.16 1084
208 김 여사 風文 2023.05.31 1083
207 교열의 힘, 말과 시대상 風文 2022.07.11 1078
206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077
205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077
204 정보와 담론, 덕담 風文 2022.06.15 1075
203 정치와 은유(2, 3) 風文 2022.10.13 1074
202 한글의 역설, 말을 고치려면 風文 2022.08.19 1072
201 혼성어 風文 2022.05.18 1071
200 과잉 수정 風文 2022.05.23 1071
199 가족 호칭 혁신, 일본식 외래어 風文 2022.06.26 107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