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7 13:20

호태왕비

조회 수 8821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호태왕비

광개토대왕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영토를 확장한 임금으로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에는 광개토왕으로 기록되어 있을 뿐 ‘대왕’이라는 기록은 없다. 그렇지만 길림성 압록강가 집안에서 광개토대왕비가 발굴됨으로써 사기의 기록을 완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이 비문의 제1면 상단에는 ‘영락태왕’이라는 기록이 나오며, 제4면 하단에는 ‘국강상광개토경 호태왕’이라는 기록이 나타난다. 그래서 이 비문을 일반적으로 ‘호태왕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비문은, 제1면의 ‘왜이 신묘년 래도해파 백잔□□신라’(倭以辛卯年來(渡)(海)破百殘□□斤羅?)라는 구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두고 일본 학자와 한국 학자들 사이의 논쟁이 격화되면서 더욱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이 비문에 고구려의 간략한 역사가 기록돼 있고, 또 고구려계 땅이름이 상당수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은 주목하지 않는 듯하다. 이 비문의 내용은 고구려 시조인 추모왕에 대한 기록으로부터 영락태왕의 연도별 행적, 그리고 무덤을 만들고 지키는 원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비문 속에 나타나는 영락 6년에 광개토왕이 공략한 땅이름과 묘지기들을 배정하면서 거론한 땅이름이다. 그 가운데는 ‘모로’, ‘모루’, ‘구루’가 붙은 땅이름이 상당수 발견된다. 또한 압록강으로 추정되는 ‘압로’도 다섯 곳이나 발견된다. 이들은 마을을 뜻하는 우리말 어휘다. 16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음에도 호태왕이 밟고 간 땅이름은 우리말 속에 녹아들어 있는 셈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14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72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714
3234 1도 없다, 황교안의 거짓말? 風文 2022.07.17 991
3233 ○○노조 風文 2022.12.26 991
3232 말의 적 / 화무십일홍 風文 2023.10.09 991
3231 과잉 수정 風文 2022.05.23 992
3230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風文 2022.09.07 997
3229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997
3228 우방과 동맹, 손주 風文 2022.07.05 998
3227 정치와 은유(2, 3) 風文 2022.10.13 998
3226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風文 2022.11.09 998
3225 “영수증 받으실게요” 風文 2024.01.16 998
3224 난민과 탈북자 風文 2021.10.28 1001
3223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002
3222 수능 국어영역 風文 2023.06.19 1002
3221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002
3220 그림과 말, 어이, 택배! 風文 2022.09.16 1004
3219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006
3218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1006
3217 “힘 빼”, 작은, 하찮은 風文 2022.10.26 1007
3216 유신의 추억 風文 2021.11.15 1009
3215 ‘이’와 ‘히’ 風文 2023.05.26 1009
3214 남과 북의 언어, 뉘앙스 차이 風文 2022.06.10 1010
3213 김 여사 風文 2023.05.31 101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