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끌하다
‘끌끌하다’는 남북 두루 쓰지만 뜻풀이에 차이가 있다. 남녘 사전은 대부분 ‘마음이 맑고 바르고 깨끗하다’로, 북녘〈조선말대사전〉에서는 ‘(사람됨이) 생기 있고 듬직하다’고 풀이했다. 둘이 풀이가 다른 것 같지만 서로 관련이 있다.
‘끌끌하다’는 ‘깔깔하다’에서 온 말이다. 1947년 발행된 한글학회 〈큰사전〉을 보면 ‘깔깔하다’를 ‘물건이나 성미가 건조하고 딱딱하여 부드럽지 못하다’, ‘마음이 맑고 바르고 깨끗하다’로 풀이했다. 남녘 사전의 풀이는 〈큰사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깔깔하다’는 ‘(물건이) 까칠까칠하다’인데 ‘마음씨’에 쓰이면서 그 뜻이 나뉘었다. 마음씨가 깔깔하면 성격이 거친 것인데, 성품이 곧으면 깔깔한 성격으로 여기니 ‘마음씨가 올바르다’는 뜻으로도 쓰였다.
‘끌끌하다’와 ‘깔깔하다’는 큰말·작은말 관계였는데 ‘끌끌하다’는 점차 ‘깔깔하다’의 본뜻에서 가장 멀어진 것, 곧 까칠까칠하다와 거의 관련이 없는 뜻으로 정착하였다. ‘끌끌하다’가 독립한 뒤에 뜻이 더 발전하는데, 성품이 곧으면 ‘듬직한 사람’이 될 수 있으므로 ‘듬직하다’로 쓰이게 되었다. 남녘 예문도 북녘말처럼 ‘듬직하다’로 쓰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사전에 그 뜻이 반영되지 않았을 뿐이다.
“김주현은 끌끌한 군사지휘원이면서도 궁냥이 있는 후방일군이였으며 알뜰한 살림군이고 훌륭한 료리사이기도 하였다.”(잊지 못할 겨울) “선산 김씨네는 부자 집안이라 제금 난 다섯 형제 다 끌끌하다.”(고은·기창이 고모)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6358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2877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7845 |
3238 | 돼지의 울음소리, 말 같지 않은 소리 | 風文 | 2022.07.20 | 1425 |
3237 | 말의 적 / 화무십일홍 | 風文 | 2023.10.09 | 1425 |
3236 | '-시키다’ | 風文 | 2023.12.22 | 1425 |
3235 | 우리와 외국인, 글자 즐기기 | 風文 | 2022.06.17 | 1426 |
3234 | 대통령과 책방 | 風文 | 2023.05.12 | 1426 |
3233 | 생각보다, 효녀 노릇 | 風文 | 2022.09.02 | 1427 |
3232 | 과잉 수정 | 風文 | 2022.05.23 | 1429 |
3231 | 어떤 문답 | 관리자 | 2022.01.31 | 1430 |
3230 | 부동층이 부럽다, 선입견 | 風文 | 2022.10.15 | 1431 |
3229 | 뉴 노멀, 막말을 위한 변명 | 風文 | 2022.08.14 | 1432 |
3228 | ‘며칠’과 ‘몇 일’ | 風文 | 2023.12.28 | 1432 |
3227 | 깻잎 / 기림비 1 | 風文 | 2020.06.01 | 1433 |
3226 | 말끝이 당신이다, 고급 말싸움법 | 風文 | 2022.07.19 | 1433 |
3225 | 마녀사냥 | 風文 | 2022.01.13 | 1435 |
3224 | 유신의 추억 | 風文 | 2021.11.15 | 1436 |
3223 | 순직 | 風文 | 2022.02.01 | 1437 |
3222 | 말의 평가절하 | 관리자 | 2022.01.31 | 1438 |
3221 |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 風文 | 2023.11.14 | 1442 |
3220 | 자백과 고백 | 風文 | 2022.01.12 | 1443 |
3219 | 새말과 소통, 국어공부 성찰 | 風文 | 2022.02.13 | 1444 |
3218 |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 風文 | 2023.05.24 | 1447 |
3217 | 적과의 동침, 어미 천국 | 風文 | 2022.07.31 | 14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