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01 02:32

무릎노리

조회 수 8662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무릎노리

남북의 표기가 다른 낱말 가운데 ‘관자놀이/관자노리’, ‘가슴놀이/가슴노리’가 있다. ‘놀이’와 ‘노리’로 표기가 다른 것은 낱말 짜임의 해석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남녘말 ‘관자놀이’는 ‘맥박이 뛰는 곳, 맥박이 노는 곳’, 곧 ‘놀다’로 본 것이다. 북녘말 ‘관자노리’는 ‘관자의 언저리 부위’로 보아서 ‘복판의 언저리’를 뜻하는 접미사 ‘-노리’로 본 것이다. ‘가슴놀이/가슴노리’도 마찬가지다. 남북의 견해는 둘 다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무릎노리’는 <조선말대사전>에서 ‘다리에서 무릎 마디가 있는 자리’로 풀이했는데, ‘무릎의 언저리’로 이해할 수 있다. ‘마디’가 ‘길쭉한 물체에서 잘록하게 들어가거나 불룩하게 도드라진 곳’을 뜻하므로 ‘무릎노리’는 무릎과 무릎 뒷부분을 아울러 가리키게 된다. 북녘말 ‘어깨노리’는 ‘어깨의 언저리’, ‘허리노리’는 ‘허리의 언저리’다. 남북에서 같이 쓰는 ‘배꼽노리’는 ‘배꼽의 언저리’다.

“무릎노리까지 눈이 쌓이다.”(조선말대사전)
“최덕삼은 견장을 뗀 군복외투 어깨노리를 서운한 눈길로 더듬어보더니 …”(중편소설 <호수에 노을 비낀다>)
“강물은 얕아져서 허리노리까지밖에 오지 않았다.”(조선말대사전)

어깨·허리·배꼽은 맥박이 뛰는 부위가 아니므로 ‘어깨놀이, 허리놀이, 배꼽놀이’로 쓸 수는 없겠다. ‘무릎놀이’라는 말은 없지만, 무릎의 뒷부분만을 가리킬 수도 있겠다. 무릎 뒷부분에서도 맥박이 뛰기 때문이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86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43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435
176 혼성어 風文 2022.05.18 952
175 ‘시월’ ‘오뉴월’ 風文 2024.01.20 951
174 정당의 이름 風文 2022.01.26 950
173 용찬 샘, 용찬 씨 風文 2023.04.26 949
172 개념의 차이, 문화어 風文 2022.06.13 948
171 적과의 동침, 어미 천국 風文 2022.07.31 945
170 갑질 風文 2024.03.27 945
169 있다가, 이따가 風文 2024.01.03 944
168 가던 길 그냥 가든가 風文 2024.02.21 944
167 법과 도덕 風文 2022.01.25 943
166 말의 바깥, 말의 아나키즘 風文 2022.08.28 943
165 날아다니는 돼지, 한글날 몽상 風文 2022.07.26 940
164 태극 전사들 風文 2022.01.29 937
163 말과 절제, 방향과 방위 風文 2022.07.06 937
162 뒷담화 風文 2020.05.03 935
161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風文 2022.04.27 933
160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風文 2022.07.12 932
159 김치 담그셨어요? 風文 2024.02.08 929
158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926
157 왕의 화병 風文 2023.11.09 926
156 언어의 혁신 風文 2021.10.14 925
155 뒤죽박죽, 말썽꾼, 턱스크 風文 2022.08.23 92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