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30 17:41

한뫼-노고산

조회 수 10169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뫼-노고산

우리나라 땅이름에 ‘할미’가 들어간 것이 비교적 많이 발견된다. 할미는 한자로 표기하면 ‘노고’(老姑)가 된다. 이러한 땅이름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 덧붙어 있다. 예를 들어 지리산 노고단은 혁거세의 어머니 선도성모의 제사를 지냈던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런데 ‘노고산’은 충남 공주, 경북 성주를 비롯하여 거의 전국 곳곳에서 발견된다. 더욱이 ‘노고’의 토박이말인 ‘할미봉’이나 ‘할미산’을 합친다면, 할머니와 관련된 땅이름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할미’가 들어간 땅이름이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은 어머니나 할머니는 모계사회에서 여성을 중시하여 붙은 이름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할미’는 반드시 산에 붙은 땅이름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할미’의 ‘미’는 산의 토박이말인 ‘뫼’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곧 ‘할미’의 ‘할’은 ‘크다’의 뜻을 갖는 ‘한’이었으며, ‘미’는 ‘뫼’였다. ‘큰산’을 뜻하는 ‘한뫼’는 ‘할뫼’, 또는 ‘할미’로 불리었으며, 이 ‘할미’라는 낱말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전설이 덧붙게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할미봉이나 할미산이 생겨나면, 이와 대응되는 할아비봉이 생겨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양양 서면의 할아비봉은 할미봉 맞은편에 있다. 할미와 할아비의 정겨운 이야기가 생겨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24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7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669
176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風文 2022.09.03 1203
175 일타강사, ‘일’의 의미 風文 2022.09.04 1150
174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887
173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風文 2022.09.07 982
172 비계획적 방출, 주접 댓글 風文 2022.09.08 966
171 맞춤법을 없애자, 맞춤법을 없애자 2 風文 2022.09.09 1271
170 맞춤법을 없애자 (3), 나만 빼고 風文 2022.09.10 721
169 ‘맞다’와 ‘맞는다’, 이름 바꾸기 風文 2022.09.11 726
168 질문들, 정재환님께 답함 風文 2022.09.14 1088
167 4·3과 제주어, 허버허버 風文 2022.09.15 1193
166 그림과 말, 어이, 택배! 風文 2022.09.16 979
165 아이들의 말, 외로운 사자성어 風文 2022.09.17 688
164 불교, 불꽃의 비유, 백신과 책읽기 風文 2022.09.18 726
163 거짓말, 말, 아닌 글자 風文 2022.09.19 751
162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693
161 어떤 청탁, ‘공정’의 언어학 風文 2022.09.21 872
160 역겨움에 대하여, 큰일 風文 2022.09.22 1697
159 울타리 표현, 끝없는 말 風文 2022.09.23 1225
158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1004
157 무술과 글쓰기, 아버지의 글쓰기 風文 2022.09.29 1040
156 쳇바퀴 탈출법(1~3) 風文 2022.10.01 1624
155 큰 소리, 간장하다 風文 2022.10.04 121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