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30 17:41

한뫼-노고산

조회 수 10155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뫼-노고산

우리나라 땅이름에 ‘할미’가 들어간 것이 비교적 많이 발견된다. 할미는 한자로 표기하면 ‘노고’(老姑)가 된다. 이러한 땅이름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 덧붙어 있다. 예를 들어 지리산 노고단은 혁거세의 어머니 선도성모의 제사를 지냈던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런데 ‘노고산’은 충남 공주, 경북 성주를 비롯하여 거의 전국 곳곳에서 발견된다. 더욱이 ‘노고’의 토박이말인 ‘할미봉’이나 ‘할미산’을 합친다면, 할머니와 관련된 땅이름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할미’가 들어간 땅이름이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은 어머니나 할머니는 모계사회에서 여성을 중시하여 붙은 이름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할미’는 반드시 산에 붙은 땅이름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할미’의 ‘미’는 산의 토박이말인 ‘뫼’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곧 ‘할미’의 ‘할’은 ‘크다’의 뜻을 갖는 ‘한’이었으며, ‘미’는 ‘뫼’였다. ‘큰산’을 뜻하는 ‘한뫼’는 ‘할뫼’, 또는 ‘할미’로 불리었으며, 이 ‘할미’라는 낱말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전설이 덧붙게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할미봉이나 할미산이 생겨나면, 이와 대응되는 할아비봉이 생겨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양양 서면의 할아비봉은 할미봉 맞은편에 있다. 할미와 할아비의 정겨운 이야기가 생겨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04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64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523
3278 ‘개덥다’고? 風文 2023.11.24 1085
3277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980
3276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999
3275 ‘걸다’, 약속하는 말 / ‘존버’와 신문 風文 2023.10.13 1122
3274 ‘경우’ 덜쓰기/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5 6830
3273 ‘고마미지’와 ‘강진’ 바람의종 2008.04.08 7937
3272 ‘곧은밸’과 ‘면비교육’ 바람의종 2010.04.26 10184
3271 ‘괴담’ 되돌려주기 風文 2023.11.01 1164
3270 ‘그러지 좀 마라’ 바람의종 2010.02.07 7705
3269 ‘기쁘다’와 ‘즐겁다’ 바람의종 2007.09.29 11930
3268 ‘긴장’과 ‘비난수’ 바람의종 2010.03.30 17774
3267 ‘김치’와 ‘지’ 바람의종 2007.09.22 6814
3266 ‘꾹돈’과 ‘모대기다’ 바람의종 2010.05.09 13415
3265 ‘끄물끄물’ ‘꾸물꾸물’ 風文 2024.02.21 837
3264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風文 2022.07.07 1007
3263 ‘내 부인’이 돼 달라고? 風文 2023.11.01 745
3262 ‘넓다´와 ‘밟다´의 발음 바람의종 2010.08.15 22571
3261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895
3260 ‘달 건너 소식’과 ‘마세’ 바람의종 2010.05.31 10676
3259 ‘당신의 무관심이 …’ 바람의종 2008.04.02 6449
3258 ‘대틀’과 ‘손세’ 바람의종 2010.05.28 13571
3257 ‘도와센터’ ‘몰던카’ 風文 2024.01.16 94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