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30 17:40

개불알꽃

조회 수 9081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개불알꽃

풀꽃이름 가운데서 사람들이 그런 풀이 정말 있을까 하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으로 ‘개불알꽃’이 있다. 이름은 거칠지만, 실제 모습은 붉은 보랏빛 예쁜 야생란이다. 개불알꽃은 꽃 모양이 마치 음낭처럼 생긴 데서 유래하는데, 사람 것에다 붙이기는 그렇고, 아마 가장 친숙한 개를 들먹인 것 같다. 주머니같이 생긴 것은 마찬가지니, 좀 점잖게 ‘복주머니난’이라고 부르자는 학자도 있지만, 민중에서 일컫는 이름은 역시 개불알꽃이다.

개불알꽃은 풀 전체에서 지린내가 나서 ‘요강꽃’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모양과 냄새를 두루 고려한 본보기가 될 만한 이름이다. 경상도에서는 ‘까마귀오줌통’이라고도 부른다.

영어 이름은 ‘아가씨 슬리퍼’(lady’s slipper), ‘모카신 꽃’(moccasin flower), 별명은 ‘노아의 방주’(Noah’s ark)인데, 우리는 불알로 인지한 것을 서양에서는 신발 또는 최소한의 물건을 넣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개불알풀’도 있는데, 이는 ‘개불알꽃’과는 전혀 다르다. 봄소식을 전해주는 까치와 같다고 하여 ‘봄까치꽃’으로도 부르는, 푸른 보라색을 띤 어여쁜 야생화다. 개불알풀은 꽃 모양이 아닌, 열매 모양이 개 불알과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고, 한자말로는 ‘땅비단’(地錦)이다.

입에 담기 민망할지라도 인지한 그대로를 용기있게 ‘개불알’로 표현한 것은 ‘복주머니’보다 ‘땅비단’보다 훨씬 담백한 느낌을 준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개불알꽃]


[개불알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84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44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337
176 호언장담 風文 2022.05.09 919
175 풀어쓰기, 오촌 아재 風文 2022.10.08 919
174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919
173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919
172 뒷담화 風文 2020.05.03 918
171 왕의 화병 風文 2023.11.09 915
170 언어의 혁신 風文 2021.10.14 912
169 ‘시월’ ‘오뉴월’ 風文 2024.01.20 909
168 가던 길 그냥 가든가 風文 2024.02.21 909
167 뒤죽박죽, 말썽꾼, 턱스크 風文 2022.08.23 904
166 말의 바깥, 말의 아나키즘 風文 2022.08.28 903
165 김치 담그셨어요? 風文 2024.02.08 902
164 주어 없는 말 風文 2021.11.10 899
163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898
162 비판과 막말 風文 2021.09.15 895
161 있다가, 이따가 風文 2024.01.03 895
160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894
159 대명사의 탈출 風文 2021.09.02 893
158 울면서 말하기 風文 2023.03.01 891
157 거짓말과 개소리, 혼잣말의 비밀 風文 2022.11.30 890
156 법과 도덕 風文 2022.01.25 887
155 개념의 차이, 문화어 風文 2022.06.13 8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