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30 17:40

개불알꽃

조회 수 9076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개불알꽃

풀꽃이름 가운데서 사람들이 그런 풀이 정말 있을까 하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으로 ‘개불알꽃’이 있다. 이름은 거칠지만, 실제 모습은 붉은 보랏빛 예쁜 야생란이다. 개불알꽃은 꽃 모양이 마치 음낭처럼 생긴 데서 유래하는데, 사람 것에다 붙이기는 그렇고, 아마 가장 친숙한 개를 들먹인 것 같다. 주머니같이 생긴 것은 마찬가지니, 좀 점잖게 ‘복주머니난’이라고 부르자는 학자도 있지만, 민중에서 일컫는 이름은 역시 개불알꽃이다.

개불알꽃은 풀 전체에서 지린내가 나서 ‘요강꽃’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모양과 냄새를 두루 고려한 본보기가 될 만한 이름이다. 경상도에서는 ‘까마귀오줌통’이라고도 부른다.

영어 이름은 ‘아가씨 슬리퍼’(lady’s slipper), ‘모카신 꽃’(moccasin flower), 별명은 ‘노아의 방주’(Noah’s ark)인데, 우리는 불알로 인지한 것을 서양에서는 신발 또는 최소한의 물건을 넣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개불알풀’도 있는데, 이는 ‘개불알꽃’과는 전혀 다르다. 봄소식을 전해주는 까치와 같다고 하여 ‘봄까치꽃’으로도 부르는, 푸른 보라색을 띤 어여쁜 야생화다. 개불알풀은 꽃 모양이 아닌, 열매 모양이 개 불알과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고, 한자말로는 ‘땅비단’(地錦)이다.

입에 담기 민망할지라도 인지한 그대로를 용기있게 ‘개불알’로 표현한 것은 ‘복주머니’보다 ‘땅비단’보다 훨씬 담백한 느낌을 준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개불알꽃]


[개불알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76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33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249
3278 ‘개덥다’고? 風文 2023.11.24 1047
3277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964
3276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974
3275 ‘걸다’, 약속하는 말 / ‘존버’와 신문 風文 2023.10.13 1112
3274 ‘경우’ 덜쓰기/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5 6827
3273 ‘고마미지’와 ‘강진’ 바람의종 2008.04.08 7926
3272 ‘곧은밸’과 ‘면비교육’ 바람의종 2010.04.26 10184
3271 ‘괴담’ 되돌려주기 風文 2023.11.01 1157
3270 ‘그러지 좀 마라’ 바람의종 2010.02.07 7705
3269 ‘기쁘다’와 ‘즐겁다’ 바람의종 2007.09.29 11921
3268 ‘긴장’과 ‘비난수’ 바람의종 2010.03.30 17766
3267 ‘김치’와 ‘지’ 바람의종 2007.09.22 6814
3266 ‘꾹돈’과 ‘모대기다’ 바람의종 2010.05.09 13415
3265 ‘끄물끄물’ ‘꾸물꾸물’ 風文 2024.02.21 825
3264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風文 2022.07.07 990
3263 ‘내 부인’이 돼 달라고? 風文 2023.11.01 728
3262 ‘넓다´와 ‘밟다´의 발음 바람의종 2010.08.15 22565
3261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892
3260 ‘달 건너 소식’과 ‘마세’ 바람의종 2010.05.31 10675
3259 ‘당신의 무관심이 …’ 바람의종 2008.04.02 6445
3258 ‘대틀’과 ‘손세’ 바람의종 2010.05.28 13565
3257 ‘도와센터’ ‘몰던카’ 風文 2024.01.16 93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