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7 15:33

달개비

조회 수 9151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달개비

어렸을 때 ‘달개비’는 주변에서 흔하디 흔한 풀꽃이었다. 너무 흔해서 보지 않을 수 없던 꽃 달개비는 주로 마당가 닭장 근처 같은 데서 자란다. 그래서 이름도 무척 많다. ‘닭의장풀/ 닭의밑씻개/ 닭개비/ 닭의꼬꼬’와 같이 닭과 관련된 이름에다 고장에 따라 ‘달구씨깨비/ 고낭귀/ 고냉이풀/ 고니풀’ 같은 사투리가 있다. 어떤 이는 꽃모양이 닭 머리를 닮았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한자말 ‘압척초’(鴨척草)는 ‘오리발바닥풀’, 영어이름 ‘구스 글래스’(goose grass)는 ‘거위풀’이라는 뜻이니, 집에서 치는 날짐승의 종류로도 나라나 겨레마다 다른 생활상이 드러난다. 하긴 우리 겨레한테 닭만큼 친밀한 날짐승이 어디 있으랴. 닭을 풀꽃 이름에 붙인 다른 보기로는 맨드라미의 고장말인 ‘달구베슬/ 닭비슬’도 있고, ‘닭의덩굴/ 닭의비짜루’도 있다.

달개비는 남보라색의 꽃이 대부분이라서, 빛깔에 따라 ‘하얀달개비/ 자주달개비’로 달리 부른다. 꽃이 큰 품종은 예전에 하늘색 물감을 만들어 썼다. 하루면 시들어 버려서 또 다른 영어이름은 하루만 피는 꽃이라는 데이플라워(day-flower)고, 그런 연유로 꽃말은 ‘짧았던 즐거움’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 닭장은 멀어지고, 달개비는 과학실험실에서 잎의 숨구멍을 보는 실습재료나, 꽃집에서 사다 기르는 관상용 화분으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서울 어느곳 카페 이름 ‘달개비’도 재미있던데, 흙마당에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흙물이 튀는 달개비 꽃잎을 다시 보고 싶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달개비꽃]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283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924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4469
176 고무적 바람의종 2007.06.03 7167
175 계륵 바람의종 2007.06.02 5925
174 계간 바람의종 2007.06.02 7032
173 건달 바람의종 2007.06.01 8500
172 거마비 바람의종 2007.06.01 10064
171 개안 바람의종 2007.05.30 7392
170 갑종 근로소득세 바람의종 2007.05.30 11242
169 감로수 바람의종 2007.05.29 7487
168 갈등 바람의종 2007.05.29 6072
167 각축 바람의종 2007.05.28 5948
166 각광 바람의종 2007.05.28 5517
165 가책 바람의종 2007.05.25 11398
164 칠흑 같다 바람의종 2007.05.25 12565
163 철부지 바람의종 2007.05.23 8103
162 천덕꾸러기 바람의종 2007.05.23 8372
161 고맙습니다 / 김지석 바람의종 2007.05.22 12469
160 중뿔나게 바람의종 2007.05.22 11324
159 주책없다 바람의종 2007.05.22 8515
158 주먹구구 바람의종 2007.05.18 7354
157 영락없다 바람의종 2007.05.18 10324
156 여염집 바람의종 2007.05.17 13469
155 악착같다 바람의종 2007.05.17 100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