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8 06:35

윽박

조회 수 10084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윽박

남을 심하게 을러대고 짓눌러 기를 꺾는 행위를 ‘윽박지르다’ ‘윽박질’ ‘윽박질하다’라고 한다. 여기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말이 ‘윽박’인데, 국어사전에 따로 잡아 올리지 않았다.

“… 윽박을 주어 건넌방에 들어앉히고, 초조해 할 모친에게 알리러 자기가 나서기로 하였다.”(염상섭 <취우>)
“남의 무남독녀 외딸을 그저 윽박 주고 구박하고 못 살게 굴고, 그래도 좋다는 말이냐?”(박태원 <천변 풍경>)
“의사를 묻는 게 아니고 반대하는 놈이 있기만 있으면 때려 죽이겠다는 윽박이었다.”(송기숙 <자랏골의 비가>)
“내 윽박에 주춤거리던 계집애는 어깨를 들먹거리다가 다리를 쭉 뻗고 까무러쳐 버렸다.”(신경숙 <겨울 우화>)

여기서 ‘윽박’은 ‘남을 심하게 을러대고 짓눌러 기를 꺾음’의 뜻으로 쓰였다. 비슷한 말로 ‘욱박’과 ‘윽박다’가 있다. ‘욱박’은 ‘억지를 부려서 마음대로 하려는 짓’이고, ‘윽박다’는 ‘을러대어 몹시 억누르다’의 뜻으로 쓰이는 동사다. ‘윽박’이 ‘윽박다’와 상관이 있을 법한데, ‘윽박다’의 ‘윽박-’은 동사의 어간이어서 명사로 쓰이는 ‘윽박’과 관련짓기 어려운 점이 있다. 동사 어간이 어미와 결합되지 않은 채 명사로 쓰이거나 명사가 동사 어간으로 변한 보기는 드물기 때문이다.

‘욱박’과 ‘윽박다’는 거의 쓰이지 않는데도 큰사전에 오른 반면, ‘윽박’은 문헌이나 입말에서 널리 쓰이는데도 수록되지 않았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03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60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598
3322 멋지다 연진아, 멋지다 루카셴코 風文 2023.04.17 1100
3321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182
3320 '김'의 예언 風文 2023.04.13 868
3319 “김” 風文 2023.03.06 1313
3318 울면서 말하기 風文 2023.03.01 927
3317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932
3316 남친과 남사친 風文 2023.02.13 1083
3315 국가의 목소리 風文 2023.02.06 1218
3314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959
3313 ‘통일’의 반대말 風文 2023.01.16 1384
3312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108
3311 '바치다'와 '받치다' file 風文 2023.01.04 1016
3310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980
3309 ○○노조 風文 2022.12.26 983
3308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037
3307 맞춤법·표준어 제정, 국가 독점?…오늘도 ‘손사래’ 風文 2022.12.12 1518
3306 평어 쓰기, 그 후 / 위협하는 기록 風文 2022.12.07 1566
3305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1071
3304 “자식들, 꽃들아, 미안하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부디 잘 가라” 風文 2022.12.02 1104
3303 질척거리다, 마약 김밥 風文 2022.12.01 1303
3302 거짓말과 개소리, 혼잣말의 비밀 風文 2022.11.30 925
3301 ‘외국어’라는 외부, ‘영어’라는 내부 風文 2022.11.28 128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