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4 06:59

예천과 물맛

조회 수 849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예천과 물맛

땅이름은 특정 지역의 환경을 반영하여 만들어질 때가 많다. 그 가운데는 술과 관련된 것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경북에 가면 ‘예천’(醴泉)이란 곳이 있다. 예천의 ‘예’(醴)는 단술을 뜻한다. 예천은 본디 신라의 수주현(水酒縣)이었는데, 경덕왕 때 예천군으로 고쳤다. ‘수주현’이나 ‘예천’은 둘 다 ‘술’과 관련이 있다. 땅이름에 ‘술’이 들어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땅이름을 연구했던 김윤학 교수는 이러한 원리를 ‘유연성’에서 찾는다. 유연성을 고려한다면, 술과 관련된 땅이름은 대체로 물과 깊은 관련을 맺는다.

예천이라는 땅이름에 단술을 뜻하는 한자 ‘예’를 쓴 것은 이 지역의 물맛이 단술 맛과 같다는 뜻이었다. 흥미로운 점은〈산해경〉에 나오는 ‘봉황 설화’다. 이를 보면 발해 북쪽 땅 한곳에 붉은 동굴이 뚫린 산이 있는데, 그 산 꼭대기에는 금과 옥이 많고 붉은 물이 흘러나오는 곳이 있다. 이 물은 남쪽 발해로 흘러드는데 그곳에 큰 새가 있으니, 모양은 닭과 같고 오색찬란한 새로, 그 이름을 봉황이라 한다고 했다. “봉황은 신령스러운 새이니 수컷을 봉이라 하고, 암컷을 황이라 한다. 봉황의 성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으며,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고 하였다.

〈시경〉기록에, 봉황은 예천의 물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 하였다. 술맛 같은 예천의 물. 그러나 오늘날은 예천만이 아니라 전국 어디를 가든 봉황이 마시는 물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 됐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9013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5602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0458
    read more
  4. 울과 담

    Date2008.01.12 By바람의종 Views7425
    Read More
  5. 고양이

    Date2008.01.12 By바람의종 Views7756
    Read More
  6. 서울

    Date2008.01.12 By바람의종 Views6319
    Read More
  7. 말높이기

    Date2008.01.13 By바람의종 Views6195
    Read More
  8. 맞부닥치다

    Date2008.01.13 By바람의종 Views7270
    Read More
  9. 가와 끝

    Date2008.01.13 By바람의종 Views6571
    Read More
  10. 열쇠

    Date2008.01.14 By바람의종 Views7761
    Read More
  11. 예천과 물맛

    Date2008.01.14 By바람의종 Views8493
    Read More
  12. 과거시제

    Date2008.01.14 By바람의종 Views7941
    Read More
  13. 쓸어올리다

    Date2008.01.15 By바람의종 Views8559
    Read More
  14. 그치다와 마치다

    Date2008.01.15 By바람의종 Views7243
    Read More
  15. 쇠뜨기

    Date2008.01.15 By바람의종 Views7023
    Read More
  16. 여우골과 어린이말

    Date2008.01.16 By바람의종 Views6539
    Read More
  17. 미래시제

    Date2008.01.16 By바람의종 Views7449
    Read More
  18. 물혹

    Date2008.01.16 By바람의종 Views5584
    Read More
  19. 굴레와 멍에

    Date2008.01.17 By바람의종 Views7467
    Read More
  20. 나무노래

    Date2008.01.17 By바람의종 Views7503
    Read More
  21. 압록강과 마자수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6720
    Read More
  22. 성별 문법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6709
    Read More
  23. 윽박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10060
    Read More
  24. 말과 글

    Date2008.01.19 By바람의종 Views3978
    Read More
  25. 며느리밥풀

    Date2008.01.19 By바람의종 Views580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