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2 02:43

울과 담

조회 수 7419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울과 담

“울도 담도 없는 집에 시집 삼 년을 살고 나니 …” 이렇게 비롯하는 ‘진주난봉가’는 지난 시절 우리 아낙네들의 서럽고도 애달픈 삶을 그림처럼 노래한다. ‘울’이나 ‘담’이나 모두 삶의 터전을 지키고 막아주자는 노릇이다. 이것들이 있어야 그 안에서 마음 놓고 쉬고 놀고 일하며 살아갈 수가 있다. 울도 담도 없다는 것은 믿고 기대고 숨을 데가 없이 내동댕이쳐진 신세라는 뜻이다.

‘울’은 집이나 논밭을 지키느라고 둘러막는 것이다. ‘바자’나 ‘타리’로 만드는 것 둘이 있다. ‘바자’는 대·갈대·수수깡·싸리 따위를 길이가 가지런하도록 가다듬어 엮거나 결어서 만든다. 드문드문 박아둔 ‘울대’라고 부르는 말뚝에다 바자를 붙들어 매면 ‘울바자’가 된다. ‘타리’는 나무를 심어 기르거나 베어다 세워서 만든다. 탱자나무·잔솔나무·동백나무 같은 나무를 심어서 기르면 저절로 자라서 ‘생울타리’가 되고, 알맞게 자란 나무를 베거나 가지를 쳐서 세우고 울대 사이로 새끼줄로 엮어서 묶으면 그냥 ‘울타리’가 된다.

‘담’은 논밭 가를 막는 데는 쓰지 않고, 오직 집을 지키느라고 둘러막는 것이다. 흙에다 짚 같은 검불을 섞어서 짓이겨 쌓는 흙담, 흙과 돌을 층층이 번갈아 섞어서 쌓는 흙돌담, 오직 돌만으로 쌓는 돌담이 있다. 흙담·흙돌담은 반드시 위에 짚으로 이엉을 이거나 기와로 덮어서 눈비를 막아야 한다. 그러니까 눈비가 많고 비바람이 무서운 고장에서는 돌담이 아니면 견디기가 어렵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73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28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177
132 쓰봉 風文 2023.11.16 858
131 국물도 없다, 그림책 읽어 주자 風文 2022.08.22 857
130 말의 평가절하 관리자 2022.01.31 855
129 피동형을 즐기라 風文 2023.11.11 855
128 사저와 자택 風文 2022.01.30 852
127 말과 상거래 風文 2022.05.20 852
126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852
125 언어와 인권 風文 2021.10.28 851
124 금수저 흙수저 風文 2024.02.08 851
123 새로운 한자어, 이름과 실천 風文 2022.06.18 849
122 금새 / 금세 風文 2023.10.08 849
121 내 청춘에게? 風文 2024.02.17 849
120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風文 2022.02.24 848
119 3인칭은 없다, 문자와 일본정신 風文 2022.07.21 848
118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846
117 외국어 선택, 다언어 사회 風文 2022.05.16 846
116 물타기 어휘, 개념 경쟁 風文 2022.06.26 843
115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風文 2022.06.23 842
114 일고의 가치 風文 2022.01.07 841
113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風文 2022.06.21 840
112 외국어 차용 風文 2022.05.06 838
111 내연녀와 동거인 風文 2023.04.19 83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