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의 짜임새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은 어린이가 말을 배울 때 가장 먼저 습득하는 모음은 [a]라고 한다. 그 다음 모음은 [u]와 [i]라고 한다. 그런데 실어증 환자가 말을 잃어가는 단계에서 맨 마지막에 잃어 버리는 것이 [u]와 [i], 그리고 [a]라고 한다. 여기서, 가장 기본이 되는 모음은 바로 [a], [u], [i]라 할 수 있다.
필리핀은 영어를 공용어로 쓰지만, 고유한 말은 타갈로그말이다. 이 말에는 모음이 세 개다. 바로 [a], [u], [i]이다. 모음 수가 적다고 온전하지 못한 말이라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음 대신에 다른 요소가 분화되어 이를 보충해 주기 때문이다.
모음이 다섯인 말에는 이웃 일본말을 비롯해 스페인말·러시아말이 있다. [a], [u], [i] 셋에다 [e]와 [o]가 더 있다. 이렇게 몇 개씩 더해 가면 언어에 따라 모음의 짜임새가 다양해진다. 이탈리아말과 독일말은 짜임새는 다르지만 모음이 일곱이고, 터키말은 여덟, 프랑스말은 열하나다.
그럼 우리말은 모음이 몇이나 될까? 표준어 규정에서 정한 표준발음법에는 열 개를 든다. 그런데 지역과 나이에 따라 머릿속에 갈무리된 모음의 수는 각각 다르다. 나이 따라 [에]와 [애]를 구별하지 않기도 하고, 지역 따라 [어]와 [으]를 하나의 소리로 인식하기도 한다. [위]와 [외]를 겹모음으로 발음하기도 한다. 내 머릿속에는 모음이 몇 개나 들어 있을까?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0982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7473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2389 |
3348 | 국물도 없다, 그림책 읽어 주자 | 風文 | 2022.08.22 | 1143 |
3347 |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 風文 | 2022.07.16 | 1147 |
3346 | 언어의 혁신 | 風文 | 2021.10.14 | 1149 |
3345 |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 風文 | 2022.09.01 | 1149 |
3344 | 쓰봉 | 風文 | 2023.11.16 | 1149 |
3343 |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 風文 | 2023.12.30 | 1149 |
3342 | 군색한, 궁색한 | 風文 | 2023.11.21 | 1152 |
3341 | 동무 생각, 마실 외교 | 風文 | 2022.06.14 | 1153 |
3340 |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 風文 | 2022.08.05 | 1153 |
3339 | 인과와 편향, 같잖다 | 風文 | 2022.10.10 | 1153 |
3338 | 연말용 상투어 | 風文 | 2022.01.25 | 1163 |
3337 |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 風文 | 2022.07.13 | 1165 |
3336 | 24시 / 지지지난 | 風文 | 2020.05.16 | 1166 |
3335 | 말과 상거래 | 風文 | 2022.05.20 | 1167 |
3334 |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 風文 | 2022.09.05 | 1168 |
3333 | 주어 없는 말 | 風文 | 2021.11.10 | 1170 |
3332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 風文 | 2022.02.06 | 1171 |
3331 | 날아다니는 돼지, 한글날 몽상 | 風文 | 2022.07.26 | 1171 |
3330 | 내연녀와 동거인 | 風文 | 2023.04.19 | 1171 |
3329 | 마그나 카르타 | 風文 | 2022.05.10 | 1172 |
3328 | 말과 절제, 방향과 방위 | 風文 | 2022.07.06 | 1172 |
3327 | ‘맞다’와 ‘맞는다’, 이름 바꾸기 | 風文 | 2022.09.11 | 1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