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29 01:19

개보름

조회 수 7146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개보름

음력으로 그 달의 열닷새째 되는 날을 ‘보름’ 또는 ‘보름날’이라 부른다. 일 년에 열두 보름 중 대표적인 것이 정월 대보름과 팔월대보름이다.정월 대보름에는 새벽에 귀밝이술을 마시고 부럼을 깨물며 묵은나물과 오곡밥 따위를 먹는다. 팔월 대보름은 ‘한가위·추석’이라 부르는데, 햅쌀로 송편을 빚고 햇과일 따위의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를 지낸다. 둘 다 명절이어서 선조들은 다른 날보다 정성스레 음식을 장만하여 배불리 먹었다. 정월 대보름과 관련된 말로 ‘개보름’이라는 말이 있는데, 큰사전에는 아직 오르지 않았다.

“어허, 까딱했더라면 농민군들 보름이 개보름이 될 뻔했는디, 충청도 큰애기 덕분에 보름 한 번 걸게 쇠어 보겄네.”(송기숙 〈녹두장군〉)
“게다가 농촌에까지 신정을 쇠어 봐라. 그야말로 대보름이 개보름이지?”(이문구 〈산 너머 남촌〉)
“당신 안 가면 개보름 쇨까 싶어 그래?” 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한승원 〈해신의 늪〉)

‘개보름’은 ‘남들이 다 잘 먹고 지내는 날에 변변히 먹지도 못하고 지내게 된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지난날, 정월 대보름날에 개한테 음식을 먹이면 그해에 파리가 끓는다고 여겨 개를 매어 두고 음식을 먹이지 않던 풍습에서 나온 말이다. 이번 팔월대보름은 윤칠월로 늦들어 햇곡식 햇과일이 풍성한 한가위였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77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3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339
88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849
87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845
86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843
85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風文 2022.09.01 841
84 인과와 편향, 같잖다 風文 2022.10.10 841
83 편견의 어휘 風文 2021.09.15 840
82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836
81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832
80 배레나룻 風文 2024.02.18 832
79 사과의 법칙, ‘5·18’이라는 말 風文 2022.08.16 831
78 애정하다, 예쁜 말은 없다 風文 2022.07.28 829
77 영어의 힘 風文 2022.05.12 828
76 뒤치다꺼리 風文 2023.12.29 828
75 ‘~스런’ 風文 2023.12.29 827
74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 風文 2024.02.17 827
73 권력의 용어 風文 2022.02.10 826
72 속담 순화, 파격과 상식 風文 2022.06.08 826
71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風文 2022.05.31 825
70 한소끔과 한 움큼 風文 2023.12.28 825
69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824
68 ‘며칠’과 ‘몇 일’ 風文 2023.12.28 824
67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風文 2021.10.31 82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