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28 13:14

가을하다

조회 수 713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을하다

들판에 가을이 그득하다. 이제 가을걷이를 할 때다. 오곡 가운데 으뜸인 벼를 거둬들이고 콩을 타작하는 철이 된 것이다. 시장에는 제철 사과와 배, 밤이 그득하고, 단감과 통통하게 살 오른 대추들도 나와 있다.

‘추수’(秋收)의 의미를 지니는 고유어가 ‘가을’이다. ‘가을걷이’를 줄여서 ‘가을’이라고 하고, ‘가을걷이하다’는 줄여서 ‘가을하다’로 말한다. ‘가을’의 중세국어 형태는 이다. 고장말에서 ‘가실하다’를 많이 쓰는데, 이는 옛말 흔적이 많이 살아 있는 형태다. 전날엔 받침 ㅀ의 ㅎ소리를 살려 ‘가을카리’도 인정해 썼으나 요즘엔 비표준어로 친다. 준말 ‘갈카리’도 그렇다. 그러나 이 역시 고장말들엔 살아 쓰인다.

‘가을하다’는 ‘가을일하다, 가을걷이하다, 가을거두다, 가을걷어들이다, 가을추수하다’ 등으로도 쓰는데, 이때 ‘가을’은 지역에 따라 ‘가실, 갈’로도 쓴다. ‘가을하다’는 경기도를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쓰이고, 준말은 ‘갈하다’다. ‘가실하다’는 충청 이남에서 많이 쓰는데, 제주도에서는 ‘ㄱㆍ실하다’로 쓴다. 북쪽도 거의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다.

우리말인 ‘가을일’은 ‘가을에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일’이며, ‘가을일하다’는 동사가 된다. ‘가을걷이’는 ‘가을에 곡식을 거두어들임’이라는 뜻이다. ‘가을’은 ‘익은 곡식’을 의미하므로 ‘가을을 걷다’는 표현에서 ‘가을걷이’가 나온 것이다. 고장말에서는 한자어인 ‘추수하다’는 별로 쓰지 않고 ‘가을일하다, 가을걷이하다, 가을하다’를 많이 쓴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67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13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045
3172 파투 바람의종 2007.09.04 9788
3171 파천황 바람의종 2007.09.04 9742
3170 파이팅, 오바이트, 플레이, 커닝 바람의종 2008.09.23 8731
3169 파이팅 바람의종 2009.06.01 8839
3168 파열음 바람의종 2010.01.15 10186
3167 파스 바람의종 2009.05.01 12930
3166 파리지옥풀 바람의종 2008.03.15 9041
3165 파랗다와 푸르다 윤영환 2008.09.03 8507
3164 파랗네, 파레지다 바람의종 2009.04.03 10107
3163 파랑새 바람의종 2009.06.16 7398
3162 파국 바람의종 2007.09.01 8946
3161 파고다 바람의종 2010.02.09 11696
3160 파경 바람의종 2007.09.01 11018
3159 트레킹, 트래킹 바람의종 2009.03.27 8719
3158 트랜스 바람의종 2010.01.11 11094
3157 튀르기예 / 뽁뽁이 風文 2020.05.21 1708
3156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바람의종 2008.03.04 12528
3155 퉁맞다 바람의종 2007.03.30 8115
3154 퉁구스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16 10644
3153 투성이 바람의종 2010.08.27 9332
3152 퇴화되는 표현들 / 존댓말과 갑질 風文 2020.07.07 2110
3151 퇴짜 바람의종 2007.08.31 1025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