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21 10:51

미꾸라지

조회 수 7367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미꾸라지

추어탕이 생각나는 철이다. 미꾸라지와 함께 무청·호박잎·고추를 넣고 끓인 뒤 제핏가루(산초-)를 살짝 쳐 먹으면 구수하고 향긋한 맛이 나는 국이 바로 추어탕이다. 추어탕의 주인공인 ‘미꾸라지’를 남쪽에서는 ‘미꾸리·미꾸라지·웅구락지·용주래기’로 일컫는 등 쓰는 말이 다양하다.

‘미꾸리’는 16세기부터 19세까지 문헌에 나오는 낱말이다. 역사적으로 용언 ‘믯글’(미끌-)에 뒷가지 ‘-이’가 연결되어 ‘믯글이>밋구리’로 쓰면서, 남쪽의 여러 고장에서 ‘미꾸리·미꼬리·밀꾸리’로 소리내 쓴다. 20세기 문헌에서 발견할 수 있는 ‘미꾸라지’는 ‘믯글’에 뒷가지 ‘-아지’가 합친 것으로, 방언에서는 주로 ‘미꾸라지’와 ‘미꼬라지’로 발음하는데, 다른 발음으로는 ‘미꾸락지·미꾸람지·미꾸래기·미꾸래미·미꾸래이·미꾸랭이’ 등 아주 다양하다.

전남에서 사용하는 ‘옹구락지·웅구락지’는 ‘우글우글, 우글거리다’에서 볼 수 있는 시늉말 ‘우글’을 뜻하는 ‘옹굴’에 뒷가지 ‘-악지’가 결합하여 새로운 꼴이 생긴 것이다. 강원도에서는 ‘용고기·용곡지·용주래기’를 쓰는데, 이는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만든 이름이다.
함경도에서는 ‘새처네·소천어·종개미·찍찍개’ 등을, 평안도에서는 ‘말배꼽·맹가니·장구래기·증금다리·징구마리’ 등으로 쓴다.

‘미꾸라지’라는 말을 보면, 역사적으로 오래된 형태가 고장말에 여전히 많이 남아 있고, 그 고장의 정서에 맞게 새롭게 만든 말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16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61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564
3370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風文 2023.11.14 1306
3369 귀 잡수시다? 風文 2023.11.11 1300
3368 피동형을 즐기라 風文 2023.11.11 1221
3367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1393
3366 이중피동의 쓸모 風文 2023.11.10 1102
3365 산막이 옛길 風文 2023.11.09 1108
3364 왕의 화병 風文 2023.11.09 1233
3363 ‘내 부인’이 돼 달라고? 風文 2023.11.01 1140
3362 ‘괴담’ 되돌려주기 風文 2023.11.01 1535
3361 배운 게 도둑질 / 부정문의 논리 風文 2023.10.18 1450
3360 ‘걸다’, 약속하는 말 / ‘존버’와 신문 風文 2023.10.13 1534
3359 모호하다 / 금쪽이 風文 2023.10.11 1173
3358 말의 적 / 화무십일홍 風文 2023.10.09 1328
3357 금새 / 금세 風文 2023.10.08 1231
3356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276
3355 웰다잉 -> 품위사 風文 2023.09.02 1445
3354 지긋이/지그시 風文 2023.09.02 1389
3353 '붓'의 어원 風文 2023.08.18 1626
3352 참고와 참조 風文 2023.07.09 1564
3351 ‘쫓다’와 ‘쫒다’ 風文 2023.07.01 2032
3350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風文 2023.06.30 1224
3349 존맛 風文 2023.06.28 154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