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18 06:29

도우미

조회 수 8064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도우미

2년 전쯤이다. 인기가 높은 한 방송극에서 여주인공이 ‘헬퍼’라는 직업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고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도우미’라는 우리말이 ‘헬퍼’에 자리를 빼앗기지는 않을까 걱정한 적이 있다. 극작가로서는 외래어가 더 세련된 표현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가사) 도우미’라는 좋은 말이 있는데 하필 보편화되지도 않은 ‘(리빙) 헬퍼’라는 말을 썼을까 하는 아쉬움이 더했다. 드라마 영향만은 아니겠지만 결국 ‘헬퍼’라는 말은 ‘가정부, (가사) 도우미’ 등으로 불리던 직업의 또다른 말로 자리를 잡고 말았다.

우리말보다 외래어가 더 세련된 표현이라는 막연한 인식 탓에 외래어 새말이 우리말을 밀어내는 사례가 많다. 백화점에 ‘목도리 매장’은 없고 ‘머플러 코너’가 있다. 회의를 할 때 명단과 일정을 점검하기도 하지만 ‘미팅을 세팅할 때 리스트와 스케줄을 체크’하기도 한다.

외래어 새말이 큰 세력을 얻지 못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라이프가드’(life guard)보다는 ‘안전 요원’이 훨씬 많이 쓰이고, ‘데빗카드’(debit card)보다는 ‘직불카드’가 익숙하다. 이렇게 새로 들어온 외래어보다 우리말이 쉽고 간단할 때는 호락호락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다. 이미 쓰던 말이 있는데 비슷한 의미의 새말이 생기면 기존의 말과 경쟁 관계에 놓인다. ‘베이비시터’, ‘실버시터’와 자리를 다투는 ‘아이 돌보미, 경로도우미’ 등의 새말들이 널리 자리잡기 바란다. 말은 가려쓰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따른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53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86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3060
88 CCTV 윤안젤로 2013.05.13 27811
87 8월의 크리스마스 / 땅꺼짐 風文 2020.06.06 1437
86 4·3과 제주어, 허버허버 風文 2022.09.15 1230
85 3인칭은 없다, 문자와 일본정신 風文 2022.07.21 939
84 24시 / 지지지난 風文 2020.05.16 1038
83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758
82 1도 없다, 황교안의 거짓말? 風文 2022.07.17 1013
81 12바늘을 꿰맸다 바람의종 2010.12.19 12763
80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風文 2023.04.18 1080
79 -화하다, -화되다 바람의종 2009.08.07 9461
78 -지기 바람의종 2012.05.30 11284
77 -씩 바람의종 2010.01.23 9214
76 -시- ① / -시- ② 風文 2020.06.21 1601
75 -스럽다 바람의종 2010.08.14 8956
74 -분, 카울 風文 2020.05.14 1490
73 -가량(假量) 바람의종 2010.06.20 10314
72 (밤)참 風磬 2006.11.30 6126
71 (뒷)바라지 風磬 2006.11.16 6927
70 (공장)부지 바람의종 2007.10.13 7573
69 '첫'과 '처음' 바람의종 2008.09.18 8653
68 '지'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8.05 9094
67 '전(全), 총(總)'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27 1493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