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17 02:11

가시버시

조회 수 7270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시버시

‘가시버시’는 요즘 널리 쓰지 않는 낱말인데, 누리집에는 이것을 두고 말들이 없지 않다. 우리 토박이말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토박이말 뜻을 몰라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니 참으로 반가운 노릇이다. 그런데 누리집에서 오가는 말들이 국어사전 때문에 잘못으로 빠지는 듯하다. 국어사전이 낱말 뜻풀이를 잘못하면 그것은 대법원이 법률을 잘못 풀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잡을 길이 없다. 그런데 국어사전은 ‘가시버시’를 ‘부부’라고도 하고, ‘부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니 ‘부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니 해놓았다. ‘가시버시’는 ‘부부’도 아니고, 부부를 ‘속되게’ 이르거나 ‘낮잡아’ 이르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가시버시’는 보다시피 ‘가시+버시’다. ‘가시’는 ‘각시’니 요즘 말로 아내다. 그리고 ‘버시’는 ‘벗이’다. ‘벗이’는 ‘벗’에 임자토씨 ‘이’가 붙은 것이 아니고, 풀이토씨 ‘이다’에서 ‘이’만 붙여 어찌꼴로 썼다. 뜻은 ‘벗하여’ 또는 ‘벗으로’ 또는 ‘벗 삼아’와 비슷하다. 그래서 가시버시는 ‘각시를 벗하여’ ‘각시를 벗 삼아’ ‘각시를 벗으로’ 이런 뜻의 낱말이다. ‘남편이 아내와 둘이서 정답게’ ‘부부끼리 오손도손’ 이런 뜻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며 쓰는 낱말이다. “아따, 오늘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가시버시 그렇게 차려 입고 나섰는가?” “장에 가면서도 꼭 그렇게 가시버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가?” 이처럼, 평소에 사이좋게 살아가는 부부가 함께 나타나면 추어주느라고 부러움을 담아서 자주 쓰던 낱말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9520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6059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0956
    read more
  4. 개구지다

    Date2007.12.20 By바람의종 Views8366
    Read More
  5. 만주말 지킴이 스쥔광

    Date2007.12.20 By바람의종 Views7259
    Read More
  6. 도우미

    Date2007.12.18 By바람의종 Views8038
    Read More
  7. 고구마

    Date2007.12.18 By바람의종 Views8617
    Read More
  8. 가시버시

    Date2007.12.17 By바람의종 Views7270
    Read More
  9. 궁시렁궁시렁

    Date2007.12.17 By바람의종 Views6860
    Read More
  10.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Date2007.12.16 By바람의종 Views6728
    Read More
  11. 새말의 정착

    Date2007.12.16 By바람의종 Views7272
    Read More
  12. 다슬기

    Date2007.12.15 By바람의종 Views8596
    Read More
  13. 옮김과 뒤침

    Date2007.12.15 By바람의종 Views7956
    Read More
  14. 꿍치다

    Date2007.12.14 By바람의종 Views9164
    Read More
  15. 말과 나라

    Date2007.12.14 By바람의종 Views6595
    Read More
  16. 뒷담화

    Date2007.12.13 By바람의종 Views6926
    Read More
  17. 부추?

    Date2007.12.13 By바람의종 Views6058
    Read More
  18. 우리와 저희

    Date2007.12.12 By바람의종 Views8247
    Read More
  19. 다방구

    Date2007.12.12 By바람의종 Views8796
    Read More
  20. 몽골말과 몽골어파

    Date2007.11.10 By바람의종 Views9465
    Read More
  21. 훈훈하다

    Date2007.11.09 By바람의종 Views13003
    Read More
  22. 운율

    Date2007.11.09 By바람의종 Views7983
    Read More
  23. 싸우다와 다투다

    Date2007.11.09 By바람의종 Views6730
    Read More
  24. 과대포장

    Date2007.11.08 By바람의종 Views6700
    Read More
  25. 터키말과 튀르크어파

    Date2007.11.08 By바람의종 Views630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