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1.09 01:42

운율

조회 수 8022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운율

고장말들이 서로 차이를 보이는 게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울림과 높낮이, 그리고 길고 짧음’이다. 이 요소가 지역마다 달라서 경상 방언에는 음의 높낮이가 뚜렷하고, 전라와 충청 방언에는 길고 짧음(장단)이 두드러진다. 시인이나 작가들은 지역 언어에서 익힌 이 고유한 운율로 저마다 고향의 정서를 표현한다.

시인 박목월은 〈사투리〉란 작품에서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베라고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라며 자신의 고장말을 통해 경상도 사람들의 정감과 심성,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형상화하고 있다.
미당 서정주는 시 〈화사〉에서 “사향 박하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베암…을마나 크다란 슬픔으로 태여났기에, 저리도 징그라운 몸둥아리냐”라고 표현하면서 장음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정서적 현장감과 사실성을 나타내고자 쓰이고, 또한 운율과 관련되어 부드럽고 유연함을 더하고 있다.
김영랑의 시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에서는 “오매 단풍들것네”라는 전라 방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운율적인 효과를 잘 살리고 있다. 감탄사 ‘오매’를 ‘오오매, 오오오매’와 같이 음절을 늘리면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시인들은 갖가지 비유뿐만 아니라 ‘오오라베, 베암, 오오오매’와 같은 고장말의 독특한 운율을 잘 활용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69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11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239
66 인종 구분 風文 2022.05.09 848
65 ‘며칠’과 ‘몇 일’ 風文 2023.12.28 847
64 사과의 법칙, ‘5·18’이라는 말 風文 2022.08.16 846
63 비대칭적 반말, 가짜 정보 風文 2022.06.07 844
62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風文 2022.02.10 843
61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836
60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風文 2022.08.18 832
59 치욕의 언어 風文 2021.09.06 830
58 내색 風文 2023.11.24 828
57 언어적 도발, 겨레말큰사전 風文 2022.06.28 827
56 막냇동생 風文 2023.04.20 827
55 댄싱 나인 시즌 스리 風文 2023.04.21 827
54 댕댕이, 코로나는 여성? 風文 2022.10.07 825
53 왜 벌써 절망합니까 - 훼방만 말아 달라 風文 2022.05.23 822
52 이중피동의 쓸모 風文 2023.11.10 810
51 영어 절대평가 風文 2022.05.17 804
50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관리자 2022.02.13 801
49 재판받는 한글 風文 2021.10.14 796
48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風文 2022.08.15 791
47 ‘내 부인’이 돼 달라고? 風文 2023.11.01 785
46 장녀, 외딸, 고명딸 風文 2023.12.21 785
45 '-시키다’ 風文 2023.12.22 78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